"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 '경제 르네상스' 실현"

허경재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건영
허경재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건영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금리 등으로 경제 한파로 유난히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경제위기에 지원기관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 속에 허경재(55) 전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이 지난달 24일 중소기업·소상공인·청년 등 경제 핵심을 돕는 충북기업진흥원 사령탑을 맡았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기업 하기 좋고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한 충북도를 만들어 '경제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허경재 제8대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은 앞으로 포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설렘과 떨림이 공존하는 마음을 안고 업무에 들어간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허 원장은 충북 단양군 영춘면 산골에서 나고 자랐다. 어린 시절 공부는 꽤 하는 편이었다. 아버지로부터 '너는 절대 농사짓지 마라'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 그는 자연스레 책상 앞에 앉는 시간이 많았다. 이후 제천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대학교는 청주로 떠나왔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찾아온 도시에서 당장 먹고 잘 곳이 필요했다. 당시 숙식을 내준다기에 들어간 고시반에서 지방 고시에 합격, 그대로 평생의 업이 됐다.

1998년 영동군 상수도사업소장을 시작으로 입직한 그는 충북도 국제통상과장, 경제정책과장, 바이오 산업국장, 재난안전실장 등을 거치며 24년간 공직자로서 근무했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경제나 산업 관련 부서에서 일한 그는 누구보다 '기업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2008년 청남대에서 개최된 유니세프 후원을 위한 앙드레김 패션쇼를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도내 기업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후원금이 사업비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기업이 이런 사회적 공헌 부분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고 깨닫게 되는 계기였어요."

허경재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건영
허경재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건영

또 허 원장은 2020년 전국이 눈독 들이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오창에 유치하는 데 이바지한 주역이다. 유치에 성공한 그는 이후 청주에 일어난 변화를 보며 기업과 산업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꼈다.

공직생활 중 이런 철학이 공고해지며 기업 활성화 업무는 그에게 하고 싶은 일이자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됐다.

"평생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이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직장생활이라고 생각해 큰 뜻을 품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위기 속에 중책을 맡게 됐지만, 중·장기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위기를 극복해 경제 활성화를 끌어낼 계획이다. 이는 평소 일에 있어 신중하고 장고하는 성격이나 스타일과 걸맞은 목표다.

허 원장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처럼 일에 있어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는 편이다. 꼼꼼히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시각과 해법을 얻을 수 있다는 경험에서다. 원장 취임 이후 출·퇴근도 도보로 하고 있다. 30~4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지만, 걷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정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큰일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정치원(寧靜致遠)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위기에 닥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청년들을 위한 지원책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기업의 성장에서 청년과 소상공인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 허 원장의 생각이다. 결국 기업이 성장하려면 우수한 인력이 필요한데, 이 요건은 청년과 지역 소상공인들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이 오고 싶은 충북을 만들어야 우수한 인력들이 모여들 것이고, 그러려면 여가·상업 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살기 좋은 충북을 만들기 위해 충북청년희망센터와 2023년 제천과 음성에 개소될 청년지원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방침이다. 각 시·군에 개소되는 센터와 충북청년희망센터를 연계해 공동사업 등을 추진해 청년 눈높이에 맞는 효율적인 지원사업 운영, 워크숍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그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 활동가 사업 확대를 통해 시·군 청년의 정책 참여도 높일 예정이다.

허경재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건영
허경재 충북도기업진흥원장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건영

지원뿐 아니라 지원 대상과 꾸준한 소통도 약속했다. 원활한 소통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적재적소에 지원하기 위함이다. 취임 이후 이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했던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한다.

"중소기업이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자금조달, 판로 확보 및 수출 등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일시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및 마케팅 지원, 애로사항 해결과 컨설팅 기능들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그는 기업들과 청년들이 서로 앞다퉈 찾아오고 싶은 충북을 만들어 '경제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진흥원이 중심으로 도내 중소기업, 소상공인, 청년 등 경제주체들의 발전과 성장을 지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가장 기업 하기 좋고,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한 충북도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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