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살리고 이웃 돕는 '1석2조' 바자회 알려요"

 

편집자

전통시장의 오래된 뒷골목은 서민들의 생활 유산이다.

대부분 군단위 지역의 뒷골목은 상인회도 결성되지 않은 데다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골목길로 남아 상권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돼 있다.

보은군의 순수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클럽협회 356-D(충북)지구 루비라이온스클럽은 전통시장의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고 독거노인들과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지난 9일 온(溫)골목자선바자회'를 열었다.

골목 상인들과 힘을 모아 지역내 골목상권도 살리고 판매 수익금으로 독거 어르신을 돕는 일석이조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라이온스클럽협회 356-D(충북)지구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윤여군
국제라이온스클럽협회 356-D(충북)지구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윤여군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나눌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그 자체가 행복인 것 같습니다"

지난 9일 사람 찾아보기 힘든 우리마트 뒷골목에 오랜만에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평상시 한적했던 이 뒷골목에서 열린 '독거노인돕기 '온(溫)골목자선바자회'에 주민 500여명이 찾아와 이날 하루동안 뒷골목이 북적였다.

국제라이온스클럽협회 356-D(충북)지구 4지역 2지대 루비라이온스클럽(회장 김연실)은 '독거노인돕기 '온(溫)골목자선바자회'를 열어 보은지역 됫골목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연실(54) 회장은 "바자회를 통해 어둡고 찾아오지 않은 뒷골목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코로나 19로 인해 3년동안 활동에 제한을 받아 고통을 겪고 있던 어르신들을 도울수 있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루비라이온스클럽은 지역내 독거노인들과 시각장애인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다 골목상권도 살리고 기금을 조성해 이들을 돕자는 의견을 모아 지역업체와 협의를 거쳐 플리마켓 사랑의 바자회를 열기로 했다.

개최 시기도 반기마다 한 번씩 열자는 의견에 따라 가을과 겨울에 하기로 했다.

우리마트 뒷골못에서 열린 독거노인돕기 '온(溫)골목자선바자회'
우리마트 뒷골못에서 열린 독거노인돕기 '온(溫)골목자선바자회'

첫 행사이기에 우려와 걱정도 많았던 이번 바자회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참여가 저조하고 반응도 시큰둥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이날 뒷골목은 주민들로 북적거렸고 보은지역 4개 라이온스 클럽 회장단이 모두 찾아와 관심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또한, 최재형 보은군수를 비롯한 새마을 이사장과 신협 이사장 등 기관단체장들이 행사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며 격려해 바자회의 미래를 밝게 했다.

처음 시작할때는 과연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를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는 김 회장은 "이번에 바자회를 해보고 나서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다 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방문한 최재형 군수에게 앞으로 보은군을 비롯한 기관단체와 동호회, 읍면과 협약을 맺어 더욱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며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건의했다.

김 회장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지금은 장날을 피해서 했지만 다음부터는 장날을 포함해서 2일정도로 개최 규모를 확대할 생각이다.

그래야 찾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한 다육이 판매대에서 주민들이 다육이를 구입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한 다육이 판매대에서 주민들이 다육이를 구입하고 있다.

첫 행사임에도 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한 수공예와 비누 만드는 공방도 흔쾌히 참여해 주었고 다육이 판매점은 판매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나서 회원들에게 긍정적인 힘이 되어주고 있다.

주민들이 비누공에무료체험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비누공에무료체험을 하고 있다.

루비라이온스클럽은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시각장애인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자체적으로 기금을 마련, 11월 초 그랜드컨벤션웨딩홀에서 기금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기부금을 받은 이들은 무료 안마를 하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바자회 등 봉사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각장애인협회 회장은 "우리도 참여하고 싶다"며 후원금을 쾌척했다.

김 회장은 이번 바자회 준비에 국제라이온스클럽협회 356-D(충북)지구 총재를 역임한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의 도움이 컸다고 귀뜀했다.

김연실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장이 멘토 역할을 해준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과 비누공예무료체험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연실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장이 멘토 역할을 해준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과 비누공예무료체험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행사 초기부터 준비까지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을 토대로 많은 조언을 해주며 맨토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사장에 만난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은 "보은지역 주민들의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결국 지역사회를 살리기 운동으로 확산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연실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장이 멘토 역할을 해준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과 모금함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연실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장이 멘토 역할을 해준 최충진 전 청주시의장과 모금함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연실 회장은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일을 많이 하라는 당부에 따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뒷골목에서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돌보며 평소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다.

첫 행사인 만큼 김 회장이 행사비 일부를 충당했다. 그러다보니 현수막도 재대로 내걸지 못했다.

다행히 이벤트 회사가 천막을 무료로 제공해 경비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행사재원이 마련되면 천막도 구입하고 길거리 현수막도 붙여 옛날처럼 사람이 몰려 사람사는 온기가 나도록 할 생각이다.

우리마트 뒷골못에서 열린 독거노인돕기 '온(溫)골목자선바자회'
우리마트 뒷골못에서 열린 독거노인돕기 '온(溫)골목자선바자회'

이날 바자회에는 의류부터 먹거리(김밥, 떡복이)와 각종 전(김치전, 파전, 야채전, 고추전, 막걸리), 대추호도과자, 붕어빵을 비롯해 다육이 판매, 소형가전, 농산물, 빵, 커피, 골프웨어 용품, 잡화 등 25개 업체가 참여했다.

바자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는 루비라이언스클럽이 주축으로 준비했다.

파전과 빈대떡부터 막걸리까지 준비해 뒷골목에서 주민들간 훈훈한 정을 나눌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파전과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루비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파전과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판매는 플리마켓으로 진행해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했고 동호회원들이 만든 가방 등 수공예품을 비롯해 입던 옷도 판매대에 올렸다.

사과 주스 판매대에는 공장에서 직원들이 나와 시음도 하면서 홍보 판매를 했고 장애인복지관은 본빵과 커피를 만들어 판매했다.

특히, 실버 주택에 거주하는 어른신들은 직접 만든 누룽지를 갖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실버 주택에 거주하는 어른신들이 직접 만든 누룽지를 판매하고 있다.
실버 주택에 거주하는 어른신들이 직접 만든 누룽지를 판매하고 있다.

회인면 대청댐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의 핸드메이드 공방 동호회도 커피와 수세미를 만들어 기금 조성에 일조했다.

이날 판매 수익금의 일부인 기부금도 비율을 정하지 않았고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김연실 회장의 임기는 지난 7월 1일 취임해 2024년 6월까지이다.

이 기간동안 김 회장은 바자회를 더욱 발전시켜 모금이 많아지면 기금을 저축해 독거 어르신 봄나들이 관광도 계획하고 있다.

김연실 회장은 "5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이번 바자회를 계기로 보은의 뒷골목을 서울의 경리단길 처럼 밝고 생기 넘치는 골목길로 바꿔 보은의 온리단길로 만들겠다"며 "앞으로 상점들도 입점 시킬 수 있는 따뜻함이 베어 나오는 골목을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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