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가스비 원자잿값 상승 영향 1년새 50%↑

청주 봉명동 한 붕어빵 노점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성현
청주 봉명동 한 붕어빵 노점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성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물가상승 여파가 겨울철 길거리 간식을 대표하는 붕어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오후 찾은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인근 한 붕어빵 노점에는 '팥·슈크림 붕어빵 2개 천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개에 1천원하던 가격이 1년 사이 50%씩 올랐다. 인근 다른 가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노점들은 붕어빵을 2개 1천원에 판매하고 있었고, 종종 3개에 2천원에 판매하는 노점들도 눈에 띄었다.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은 저렴한 가격 등이 장점으로 여겨졌었으나, 이제는 옛말이 됐다. 각종 물가 상승으로 인해 노점상들에게 원가 부담이 다가오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붕어빵 반죽의 주재료인 밀가루(중력분 1kg) 가격은 이달 둘째주 기준 1봉당 1천9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6% 상승했다. 올해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붕어빵 핵심 재료들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붕어빵의 가격 인상을 더욱 부추겼다.

올해 3분기 기준 식용유(1.5L 기준) 가격은 7천480원으로 지난해보다 32.8% 올랐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수입산 붉은팥(40kg) 도매가격은 평균 27만원으로 전년(25만1천600원)에 견줘 7.3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LPG 가스 가격도 프로판 1kg에 2천455원으로 전년보다 6.1% 인상됐다.

이처럼 각종 물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은 노점들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자취를 감추면서 '붕세권(붕어빵을 손쉽게 구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생겨날 정도로 붕어빵 노점들이 귀해지고 있다.

청주 봉명동 한 이색 붕어빵 노점. / 이성현
청주 봉명동 한 이색 붕어빵 노점. / 이성현

반면, 자신들만의 개성이 뚜렷한 이색 붕어빵을 개발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붕어빵 맛집'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붕어빵 노점은 김치를 속재료로 한 '매콤이 붕어빵'과 초콜릿를 속재료로 한 '초콜릿 붕어빵을' 판매하고 있다. 노점 앞은 늦은 시간까지 붕어빵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전화나 SNS를 통해 예약을 하지 않으면 20분씩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날 가경동에서 찾아온 이민지(30)씨는 "기존 팥·슈크림 붕어빵은 많이 먹어봤지만, SNS에서 매콤이 붕어빵이 있다는 소식에 신기해서 들리게 됐다"고 말했다.

노점을 운영하는 A씨는 "물가상승으로 손님이 많이 없었는데 매콤이·초콜릿 붕어빵 등을 개발했더니 이색 붕어빵을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이제는 팥·슈크림 붕어빵만큼이나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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