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희득 서산·당진·태안 부국장

1970년대 100만명에 달했던 한 해 출생아 수가 2002년엔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 세대 안에 출생아 수가 반토막나 인구절벽에 부닥친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25만명대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이 낮아지면 노동시장은 활력을 잃고 경제성장의 엔진이 꺼지는 것뿐 아니라 자칫 국가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같은 초저출산 현상은 청년실업, 주거비, 교육비, 양육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청년실업 한 가지만 해도 풀리기 어려운 문제인데 그와 비슷한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쉽게 풀 수 없는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출산율 높이기에 고민이 많다.

'지방소멸'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고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들의 저출산 대책은 '출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듯하다.

출산축하금을 증액하고 출산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원하며 출산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의 근본적 문제는 출산이 아니라 '양육'이다.

출산율 감소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는 아이를 보육하기 어려운 환경과 높은 교육비 탓에 있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 및 육아 환경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베이비붐 시절에는 정관수술을 하면 예비군훈련을 면제해주던 때도 있었다.

당시 가족계획 표어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였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도 있었다.

이희득 서산·당진·태안 부국장
이희득 서산·당진·태안 부국장

이후 급격히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출산율이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고 급격하게 저출산화가 진행됐다.

'두 자녀는 행복, 세 자녀는 희망'이라는 표어도 있다. 과연 둘째, 셋째 자녀를 낳는 것이 '행복'과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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