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론회에서 발표 도중 감정이 북받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김홍기 전 문의면 번영회장. /중부매일DB
토론회에서 발표 도중 감정이 북받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김홍기 전 문의면 번영회장. /중부매일DB

대청호 규제 완화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거창하거나 엄청난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간절한 주민들의 희망은 번번이 규제에 막혀 이루지 못했다. 다수를 위해 절대 소수인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하며 무려 43년의 세월이 흘렀다.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주민들의 한 맺힌 요구는 그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다 사라지곤 했다. 이러한 주민 희생이 대청호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동안 주민들은 가슴에 한을 안고 살아오면서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다. 그래도 그곳에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주민들은 희망을 버릴 수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통의 나날이지만 자식 대까지 대물림할 수 없다는 일념에 대청호 규제 완화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대청댐은 지난 1980년 충청권의 식수와 생활용수, 공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 건설됐다. 이를 통해 대청호 일대에 상수원보호구역이 지정됐다. 대전 동구와 대덕구, 충북 청주시와 보은군이 포함된 총면적은 179㎢다. 이중 충북 청주시가 포함된 구역은 94.756㎢(문의·현도·남이·가덕면)로 시 전체 면적(940㎢)의 10분의 1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은 문의면 지역에 포함된다. 대청호 주변 규제 현황은 숨 막힐 정도다. 상수원보호구역,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야생생물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산림보호구역, 수자원보호구역 등 7개에 달한다. 대청댐보다 규모가 큰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경우 각각 4종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도 규제가 너무 많다. 이로 인해 음식·숙박시설 건립이 금지되고 공익 목적 외의 유도선 운항이 금지된다. 가축 사육, 공장 설립도 안 된다. 연간 80만명 이상 방문하는 청남대에는 식당, 편의점, 자판기 등 관광객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는 이유다.

대청호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한 충북 열망이 다시 불붙고 있다. 중부매일 주최·주관로 지난 16일 열린 '대청호 규제 완화 해법은 뭔가' 대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주민들의 한 맺힌 울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제는 이러한 요구에 답할 때다. 완화를 위한 여러 대책이 추진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오랜 시간 여러 차례 요구해 왔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새롭게 마음가짐을 다져야 한다. 충북도도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에 나서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댐을 통해 생산된 물이 식수 등으로 쓰이다 보니 개발제한 등의 규제는 어쩔 수 없지만 그로 인한 피해를 다른 방법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게 충북의 논리다. 상수원을 비롯한 수자원을 보호를 위해 너무 많은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 왔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저 예전부터 있던 규제로 치부하며 여전히 지역민에게 과도한 희생을 강요한다. 규제도 세월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토론회에서 울분을 토했던 지역민의 한을 이제는 풀어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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