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작품집고전수필 명문장 해석·체험 담아
충북문화재단 우수창작지원금 선정작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수필가 이은희씨가 11번째 작품집인 에세이 '불경스러운 언어'를 출간했다.

이번 책은 전국 수필전문지인 계간 '수필세계'에 '이은희의 수필여행법'이란 제호를 달고 8년동안 연재한 글을 묶은 작품집으로 충북문화재단 우수창작지원금에 선정작이기도 하다.

특히 10세기에서 20세기까지 동서양에 걸친 고전수필 명문장을 찾아 읽고 거기에서 느낀 감상과 남다른 해석 및 작가의 체험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이은희씨는 머리말에서 '마음 속 묵은 과제를 풀 듯 '기갈이 들린 사람처럼' 고전을 찾아 읽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책의 꼬리 잇기식으로 접근한 독서법은 선인들의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는 독법이 됐고, 문인의 마음과 글쓰기 자세를 바로잡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 책의 제목인 불경스러운 언어는 '생활문', 즉 수필을 말한다. 18, 19세기 전통적 문체를 벗어난 문장가들로 인해 조선문단에는 문장개혁이라고 부를만한 변화가 있었다.

이은희씨는 "옛 문인의 소품문, 척독, 산문 등을 지금 읽어도 세월을 느낄 수가 없다. 도리어 그 시대의 문화와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록문화유산이 됐다"고 평한다.

그는 책에서 이덕무의 '이목구심서', 정민의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박목월의 '달과 고무신',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파리는 날마다 축제' 등을 읽고 쓴 글들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고 있다.

'반복된 문자를 읊조린다. "참으로 통분 통분했다."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였으면 '통분'이란 단어를 반복하여 적었으랴. (중략) 세상에 억울한 일이 한둘이랴. 전장에서 국가를 위하여 목숨을 건 충무공과 어찌 비교하랴만, 산업전선에서 여성이 자리를 지키는 일도 전쟁같은 나날이나 다름없다.'- 영웅은 살이았다(이순신 '난중일기' 중

이은희 수필가
이은희 수필가

수필가 이은희씨는 이번 책을 통해 "수필의 뿌리까지는 아니어도 수필의 변화, 앞으로 수필이 나아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면서 "고전에 흥미를 느끼며 전통을 넘어 현대와 맞물린 소재를 얻고 착상을 즐기길 원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004년 동서커피문학상 공모전에 대상으로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청주문화원 부원장, 충북수필문학회 감사, ㈔스마트경영포럼 문화예술위원장, ㈜대원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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