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맘 위한 기능성 속옷 개발… 일상 속 불편함 해소 앞장
인간은 일상생활 속 크고 작은 불편함을 겪는다. 대다수 사람들은 불편함에 적응하는 것을 선택하지만 누군가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상에 제시한다. 이들이 제시한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곧 성공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같은 패러다임은 고난도 첨단 기술이나 세상에 없던 신기술이 아니라 남다른 관점에서 나온다. 충북 청주에 있는 '바디듀'는 약간의 아이디어로 당연하게 감수해왔던 불편함 해소를 추구하며 충북기업진흥원의 2022 청년창업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는 홍가은(37)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임신·출산기 여성을 위한 '압소브라'
바디듀는 홍가은 대표의 경험이 축적돼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여성들은 임신·출산기 동안 체형이 급변하거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새어나오는 모유 탓에 수시로 수유 패드를 갈아줘야 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잠을 잘때는 수유패드를 덧대도 무용지물인 경우가 있다. 또 피부가 민감한 여성의 경우에는 수유패드를 착용하고 있는동안 염증이나 상처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홍 대표 역시 임신·출산을 거치며 당연하게 감수해야하는 불편함을 직접 경험했다. 이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바디듀를 설립, 고민 끝에 기능성 수유 브라인 '압소브라'를 출시했다.
압소브라는 수유 패드가 필요 없는 브래지어로, 바디듀의 대표 제품이다. 친환경 섬유인증마크인 '오코텍스100'인증을 받은 고기능성 원단으로 제작된 압소브라는 모유·땀·분비물 등을 최대 50cc까지 흡수해 임신부의 불편함을 덜어준다. 향균·흡습건속, 냉감, 소취·건조, 발수 기능도 갖춰져 있어 모유수유 시 발열현상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냄새도 나지 않는 역할을 한다. 또 후크형이 아닌 스포츠형 브라 형태로 만들어져 임신 전·후 체형 변화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으로 시중 일반 속옷보다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 여성들 사이 호평을 받으며 높은 재구매율을 자랑하고 있다.
◆여성·환경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기업
바디듀는 임신·출산기 여성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항상 고민해왔다. 이에 바디듀는 가슴이 큰 여성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바디듀가 계획하고 있는 빅사이즈 제품은 100~130 사이즈 몰드형 브래지어로, 심플한 디자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빅사이즈 브래지어는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를 통해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빅사이즈 제품의 경우 일반적인 속옷보다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와이어가 있고, 몰드가 제대로 들어간 제품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빅사이즈 제품은 기업 입장에서 비용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비용 문제를 떠나 출산 이후 이같은 불편함을 직접 경험하면서 제품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빅사이즈 제품을 개발하다보니 기존 회사들이 잘 만들지 않았는지 이해가 충분히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비용 문제보다 우선 제품을 만들어서 불편함을 덜어주고 싶어요."
이밖에도 바디듀는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인 환경 보호에도 관심이 많다. 대부분의 제품 구매가 온라인으로 이뤄져 택배 배송이 많다보니 일반적으로는 일회용 포장재가 많이 사용되지만, 바디듀는 그렇지 않다. 바디듀는 제품 포장 시 PE비닐포장이 아닌 파우치를 사용한다. 개별 제품도 종이로 포장해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포장된 파우치는 위생용품 및 패션소품 보관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도 가능하다.
제품이 고기능성 소재로 만들어져 세탁 방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다보니 세탁세제 상품도 개발중에 있다. 동전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는 세탁세제 역시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구상중이다.
"환경에 큰 피해를 끼치는 플라스틱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 세제로 만들 생각이에요. 또 포장도 종이패키지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적으로도 기여를 할 수 있는 회사가 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공감하는 기업
홍 대표는 창업 직전 다니던 회사에서 임신을 하자마자 해고를 당했다. 또 출산 이후에는 경리, 마트 캐셔 등 자신의 기술이나 능력과 관련 없는 곳으로 들어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면서 경력단절을 몸소 체감했다. 이에 홍 대표는 우리 사회에 아직 뿌리내려져 있는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기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바디듀는 채용공고를 낼 때 '육아경력자 대환영'이라는 문구를 꼭 기재한다.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는 기회인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디듀는 공감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어요. 제가 경험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그들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는 원천은 작은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사회에 공헌하고,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