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직업전문학교 원장

충주시 주덕읍에 소재하며, 87년 개원 이래 1만 5천여 명의 산업기능인력을 양성해오던 충북직업전문학교가 2006년부터는 외국인 취업교육 전담기관으로 기능을 전환하게 되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공공직업훈련기관으로서 우수 산업기능인력을 배출, 산업경제 발전과 더불어 지역과 호흡하고, 애환을 함께 나누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직업훈련사업과 학교발전에 물심양면으로 성원을 보내준 지역사회와 주민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학교의 기능전환에 따른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중부권 이남의 유일한 외국인 취업교육 전담기관의 책임자로서 몇 가지 고언을 전하고자 한다.

낯선 한국 땅에 ‘코리안 드림’을 품고 첫발을 내딛는 이방인들에게 한국을 올바르게 알리고, 하루빨리 한국생활에 적응토록 하기 위한 교육여건과 교육프로그램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함은 물론 이들을 맞이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마음의 자세 역시 중요하다. 이는 외국인 취업교육을 담당하는 기관만의 고민이 아니라, 이들이 일할 사업체, 국민 모두의 고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생각과 정서가 다르다고 해서 이들을 홀대하고 감싸 안아주지 않는다면 이들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남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올라 불필요한 국력만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누이들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1960~70년대 미국, 독일, 일본 등 먼 타국 땅에서 눈물지었던 고국에 대한 향수를 되새겨 보자.

지금 우리가 한국 땅을 찾는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과 동방예의지국의 전통과 미덕을 되돌려 줘야 할 것이다.

개인적 체험과 외국여행을 다녀온 한국인의 사례를 보면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을 보는 눈길이 그리 다정하지 못한 것 같다. 한국인 여행객이 동남아에 놀러갔다가 전에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봉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아직도 미디어매체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착취사례를 접할 때마다 낯이 뜨거워진다.

국내 중소기업은 심각한 청년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구인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신 채워주고 있다고 본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국내 취업생활을 마치면 다시 고국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한국생활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이나 자국민에게 전할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입을 통해 알려지는 한국에 대한 인상은 국가신인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

외국인 취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생활에 하루 빨리 적응하고 한국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그들이 원하는 꿈이 실현되어 본국으로 돌아가 행복한 가정을 이뤄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효율적인 편성과 운영, 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의 몫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 이들이 일할 기업체와 국민 역시 이들의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함은 물론이고 우리와 동등한 기본적 권익을 보장하며, 함께 더불어 생활하는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나의 바람이 개인의 고민이나 희망 사항이 아닌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제는 글로벌 인적자원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가간 이동이 1일 생활권으로 좁아지고, 국가간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는 지금 열린 마음, 열린 사고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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