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도 안보여"… 첫 한파특보에 전통시장 발길 '뚝'

30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이 한가한 모습이다. / 이재규
30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이 한가한 모습이다. / 이재규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오늘은 물건 사러오는 도매상도 안보이네요. 불 좀 쐬다 들어가야죠."

29일부터 충북 전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도매상과 손님들의 발길도 얼어붙었다.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엔 물건을 내리는 일부 트럭을 제외하고 상인들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채소를 파는 상인들은 좌판에 내놓으면 모두 얼기 때문에 봉지에 꼭꼭 싸맨 모습이었다.

30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이 한가한 모습이다. / 이재규
30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이 한가한 모습이다. / 이재규

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A(67·여)씨는 "비가 내린 월요일부터 날씨가 추워지면서 손님이 점점 없더니 오늘은 추위 때문인지 도매상들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우리 같이 농사짓는 사람들은 이번 겨울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걱정"이라며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통시장이기에 매년 겨울은 다가오지만 손님들의 발길을 찾게 할 방도도 없어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B(56)씨는 "가게 밖으로 물건을 내놓으면 전부 얼어서 놔둘수가 없다"며

"매년 겨울 적자인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장사를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에서 올해 겨울 첫 한파에 상인들이 손을 녹이고 있다. / 이재규
30일 오전 5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에서 올해 겨울 첫 한파에 상인들이 손을 녹이고 있다. / 이재규

이날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 15도 내외로 떨어지는 날씨에도 상인들은 옹기종기 모여 모닥불과 커피로 체온을 나눴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이나 환경미화원에게도 따뜻한 커피를 권했다.

상인 C씨는 "그래도 시장하면 민심아닌가"라며 "어려움에도 서로 의지하고 나누는 모습이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성낙운 육거리상인회장은 "매년 겨울철이 돌아오면 시민들에게 시금치 한줄, 음식 하나 더 얹어주려고 하는 것이 오던 손님들을 붙잡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육거리시장은 청주시와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많이 와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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