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길 가꿔 다슬기·가재 잡던 '추억의 도랑' 조성

편집자

우리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고향의 기억은 정지용 시인 "향수"의 노랫말처럼 맑고 깨끗한 시냇물에서 멱을 감고 고기를 잡던, 그리고 천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누렁 황소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아름다운 추억이 서려 있던 우리의 하천은 생활오수와 각종 쓰레기로 더 이상 생명이 살기 어려운 단절된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었다.

충남 아산시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48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실개천 살리기에 나서 깨끗한 물이 흐르고 가재와 버들치 등 1급수 어종이 서식하는 생태계가 복원되는 성과를 얻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도랑에 가축분뇨와 생활 하수가 유입되고 농산부산물, 폐농약병, 폐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방치됐던 곳이 마을 주민들이 앞장서서 쓰레기를 줍고, 도랑에 잡풀을 제거하고 물길을 정비하여 물은 몰라보게 깨끗해지고 있다.

〔중부매일 문영호 기자 〕 박경귀 아산시장은 "주민과 함께하는 실개천살리기 운동은 실개천이 흐르는 마을의 주민이 주체가 되고 시민단체와 시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존 관 주도의 하천정비 방식에서 마을주민이 마을 환경을 스스로 보호하고 있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손쉽게 쓰레기를 버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내 집처럼 가꾸고 보살피고 있을 정도로 시민의식도 개선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아산시의 실개천살리기 운동 추진 체계는 실개천 생태환경과 마을주민의 참여의지를 중심으로 사업지를 선정하고, 마을과 시민단체·시가 협력하여 실개천 복원과 주민교육 및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마을주민이 실개천을 유지 관리의 주체가 되어 관리하고 잇다.

아산시의 도랑복원 성공비결은 과거 일회성 하천정비사업이 아닌 마을과 도랑의 주인인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임을 인지하고, 주민, 기관,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실개천살리기협의회를 구성해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하여, 마을주민이 스스로 유지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쓰레기로 물길이 막혀있는 실개천을 주민과 함께 치우고 토사를 제거하여 물길을 연결하였으며, 정화식물 식재와 꽃길 조성, 과거 식수로 사용했던 공동우물을 복원 했다.

그 결과 다슬기와 가재가 돌아오고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건강한 실개천으로 복원되면서, 타 지역에서도 견학이 이어지고 있으며 방치되었던 실개천은 우리 곁에 함께 공존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배방읍 북수1리, 송악면 유곡2리, 영인면 상성리 등 3개마을에 시작한 작은 실천과 행동이 쓰레기 투기근절 및 분리배출, 꽃길조성, 소공원가꾸기, 마을만들기 등 마을과 유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운동으로 점차 확산되어 2022년 11월말 현재 48개마을로까지 확대됐다.

48개마을에 대하여 하천정화활동 실시, 생활폐기물·영농폐기물 등 오염원을 제거하고, 물길정비를 위한 토적토사 제거 및 여울·웅덩이 등 부족한 생태서식공간을 조성하는 등 실개천 복원사업을 실시했다.

복원한 마을에 대해서는 실개천정화의 날을 정해 연인원 2천500여명이 참여해 하천정화활동, 생태교란식물 제거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맞춤형 주민환경교육을 실시해 사후 유지관리를 위한 환경의식 개선을 위해서도 힘쓰고, 쓰레기분리배출시설 설치, 물길정비, 수생식물을 식재하는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했다.

연말에는 마을주민의 자율적인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주민참여도, 사후 유지관리 등을 종합 평가해 최우수, 우수, 장려로 구분하여 6개 마을을 선정하고 표창했다.

아산시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가 어려운 자연마을에서 실개천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처리 하고자 자연정화생태습지를 조성했다.

대표적으로 도고면 화천1리 숲골마을 습지는 마을역사문화인 옛서당과 구전으로 내려오는 연지, 주변경관을 고려해 지역주민과 환경전문가의 참여로 조성됐다.

자연정화생태습지는 수질개선의 효과 뿐만 아니라 경관개선을 통한 정주여건이 향상되고, 어린이·학생들의 생태체험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주민주도 실개천 정화 활동이 추진되고 있으며, 2022년에는 휴가 및 장마철 대비, 추석명절, 가을행락철을 대비한 실개천 정화활동을 추진, 그 중 송악면 깊은골, 백학동, 인주면 차나물, 배방읍 흑암, 도고면 숲골, 선장 일대마을 주민들이 정화활동에 적극 참여 하고 있다.

 

[인터뷰] 박경귀 아산시장


"예전에는 함부로 휴지를 버리고 했는데, 도랑 살리기 운동 이후 도랑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은 완전히 (주민의) 의식이 바뀌었습니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실개천지킴이 활동과 지속적 사후관리를 위해 환경단체 참여하에 주민환경교육을 지속하고, 연말에 평가를 실시해 참여 우수마을에 대해 표창하는 등 물과 사람 자연생태계가 공존하는 아산시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과 함께하는 실개천살리기 운동을 2022년까지 총 48개소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며 "농촌마을의 고령화로 인한 실개천살리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체와 시민(환경)단체 참여를 확대하고, 생활오수 정화처리를 위한 습지를 조성해 수질개선뿐만 생태서식공간을 조성하여 멸종위기동식물 복원과 공동우물, 물레방아 등 전통 물문화를 복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송악면 깊은골 마을은 이장, 실개천지킴이를 주관으로 정기적으로 정화의 날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날에는 실개천 뿐만이 아닌 인근 습지부터 마을의 안길까지 많을 때에는 30여명 가까이 정화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사업초기 한두명이 실개천을 가꾸던 모습에서 물환경보전 운동을 매개로 마을 공동체가 복원된 사례라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농촌마을의 고령화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체와 시민단체 참여를 확대하고, 생활오수 정화처리를 위한 습지를 조성하여 수질 개선, 생태서식공간 유지관리, 실개천지킴이 활동과 지속적 사후관리를 위해 꾸준한 주민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연말에는 우수마을을 표창하는 등 물과 사람 자연생태계가 공존하는 아산시가 되도록 물환경 보전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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