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 한산한 청주 상가거리 폐업 속출

청주 내 위치한 모 가구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청주 내 위치한 모 가구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요즘 이사도 많이 안 가고 물가도 오르는데 누가 가구를 사러 오나요. 오늘만은 손님이 오길 빌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죠."

금리 인상과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 한파가 몰아치면서 가구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1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대규모 가구단지와 가구거리들은 산사(山寺)처럼 고요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점포 곳곳에는 '70~20% 세일'이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유동인구도, 방문 차량도 없었다. 출입문을 활짝 열어둔 상인들은 가게 앞 의자에 앉아 손님이 지나갈 때면 동공이 커진 눈으로 일어섰다 이내 축 늘어진 모습으로 다시 자리에 앉는다.

이들 모두 품질과 고객 신뢰를 근간으로 성장한 2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충청권 최대 규모 가구단지와 가구거리다. 하지만 꽁꽁 언 소비심리 한파로 인해 신혼부부나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청주 내 위치한 모 가구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청주 내 위치한 모 가구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10년 넘게 가구점을 운영해온 사장 A씨는 "평소에 잘나가는 소파·침대·탁자도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며 "주택 거래량도 감소하고 결혼하는 청년들도 줄어드는데 물가는 계속 상승하니 가구를 찾는 사람들이 더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님이 하루에 1명이라도 올까 말까 하는 상황인데 그것마저도 발품 팔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심지어 온라인을 통해 다른 제품 가격을 보고 온 손님은 매장에서 온라인 가격과 똑같은 가격으로 맞춰달라는 흥정을 하는 손님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B씨는 "이제는 손님들이 물건을 구매해도 1인용 의자, 2인 식탁 등 소품 위주가 전부고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임대료도 내야하고, 온라인 홍보비용도 들어가기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으면 결국 본전도 못 찾기 때문에 폐업하는 가게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가구단지와 가구거리는 번영회를 통한 상황 타개에 주력하고 있다. 상인들의 상생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번영회는 매달 일정 회비를 걷어 온라인 홍보 강화와 플래카드 광고 등을 통해 방문 손님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9일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가구단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청주 내 위치한 모 가구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부동산 거래량까지 급감하며 가구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특색 있는 쇼룸(Show room)과 가구를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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