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겨울나기가 무섭다고 다들 아우성이다.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이어 기습 한파와 난방비 폭탄으로 가정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장바구니 물가 폭등으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도시가스와 난방비, 전기요금까지 급등해 서민 걱정이 태산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년 전에 비해 도시가스는 36.2%, 지역 난방비는 34%, 전기료는 18.6% 올랐다.가히 폭탄 수준이다.김모(청주시 성화동) 씨는 10월달 도시가스요금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평소 3만원 대에서 5만원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오른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SNS 등에는 도시가스요금 청구서 인증샷을 올리며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정부가 '경제 한파'에 내몰린 취약 계층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그동안 말 뿐인 대책에 그친 사례가 많아 믿을 수 없다는 넋두리를 쏟아내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수급 불안과 환율 인상으로 올들어서만 4월, 7월, 10월 세 차례 인상됐다. 1Mcal 당 요금이 전년 동기 대비 37.8% 급등한 89.99원까지 올랐다. 가스 사용량이 증가하는 동절기(12~2월)에는 계절별 차등 요금으로 1Mcal 당 92.50원이 적용된다.세계적인 수급 불안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올 겨울 난방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 기름보일러 연료로 사용하는 등류 가격은 더 크게 뛰었다.통계청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등유는 전년 동월보다 48.9%나 올랐다.실내용 등유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800~900원대를 유지했지만 10월 19일 1천3 원으로 1천 원을 돌파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7월 11일 1천696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경유와 생산 라인이 겹치는 등유는 경유 수요가 늘면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든다.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대체재인 난방용 경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등유 생산량이 감소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여기에다 엔데믹 이후 항공유인 등유 수요가 크게 늘어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고물가와 이자 폭등에 이어 난방비 폭탄까지 겹쳐 서민 생활이 나락으로 떨어졌으나 에너지 바우처 외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정치권도 민생보다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물론 3고와 난방비 폭탄은 우리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시행한 돈 풀기 정책의 후폭풍이라고 분석한다.씀씀이를 줄이고 부업거리를 찾는 등 국민 스스로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하는 현실이 정말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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