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프레스데이 관련 자료사진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프레스데이 관련 자료사진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가 13일 프레스데이를 통해 동부창고 38동에서 베일을 벗었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해 격년제로 개최된 비엔날레가 오는 2023년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13번째 문을 열게 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속에 치뤄진 2021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게 되면서 그 어느때 보다 '환경', '생명', '윤리' 등의 가치에 포커스를 맞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제는 '사물의 지도-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로 전시, 학술, 열린비엔날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한국 1세대 아트디렉터인 이상철의 '공예 컬렉션-코리아 빈티지' 특별전도 기다려진다.

특히 초대국가전의 경우 주빈국인 '스페인'과 연계한 공예작품과 하루로 끝난 행사를 문화주간으로 확대함으로써 국제교류전시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이는 2021년 국제공모전에서 '말총-빗살무늬'로 대상을 수상한 정다혜 작가가 2022 스페인 로에베 공예상 대상을 수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글로벌 스타탄생도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성장 뒤엔 만 3년을 맞이한 청주시한국공예관의 역할도 돋보인다. 지난 2001년 개관 이후 운천동 시대를 마감하고 2019년 10월 문화제조창으로 이전 개관하며 강화된 기획전시와 진화된 큐레이션, 상설전은 관람문화를 정착시키며 공예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때마침 청주예술의전당 보강공사와 맞물리면서 공예관 대관시스템을 통한 전시가 연중 가동되며 사계절 공예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적 배경도 작용했다. 이뿐 아니라 도자·금속·유리·가죽·섬유 등 분야별 작가(팀)의 입주 창작활동, 시민공예아카데미, 연간 1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뮤지엄숍도 한몫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국민 캠페인 '새삶스러운 공예챌린지'다. 공예가가 생활용품을 직접 수리·수선한다는 취지로 전국 새활용센터와 출장소 운영, 부스 마련으로 '홍보와 참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은 참신해 보인다. 다만 공예가들이 재창조해 내는 예술작품이 될지, 수선으로 그치는 생활용품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공예의 쓸모에 대해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 사이에서 품만 많이 드는 새삼스러운 프로젝트가 되지 않길 바란다.

변광섭 비엔날레 집행위원장도 말했듯 청주는 '공예비엔날레 개최 도시'지만 아직 '공예도시'로 명명하긴 이른 감이 있다. 부침이 많았던 지난 24년의 역사 속에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프레스데이에서 기자들이 수차례 질문했던 것처럼 행사와 프로그램 보다 중요한 건 '공예'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분명하고 명확한 메시지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