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국가중 출산율 최저

사회양극화와 저출산율이 한국사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생존과 삶의 조건에 대한 실체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 양극화. 그러나 공감대 형성은 됐어도 구체적 합의과정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2004년 한국 합계출산율, 즉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은 평균 자녀 수가 1.16으로 세계 최저 수준(OECD 국가 평균 출산율은 1.6)을 기록하면서 각종 말잔치와 대안마련으로 나라 안이 시끌하다. 연구기관과 사회단체들은 이 둘 사이를 드라마 ‘파리의 연인’식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사회 양극화 안에 저출산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올해 지역사회 개혁의 10대 과제중 하나로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량 강화’를 선정했다.

연대회의는 ‘IMF 경제 위기 이후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비정규직이 확대되고 국민의 4분의 1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극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빈곤유무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 문제로 인식을 확장하고 사회정책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빈곤문제의 주요 특징은 ‘빈곤의 여성화’로, 이의 해결을 위해선 저소득층 여성가구주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자활, 자립사업을 포함한 가족지원에 적극적 대안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해 직장과 가정 양립 지원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인 사회·직장 요인에 대한 해법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구랍 23일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김정우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저출산의 원인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자녀 양육비 증가 등의 ‘자녀요인’보다 여성의 경제적 역할 증대와 양성 불평등, 육아와 직장의 양립 어려움 등 ‘사회·직장 요인’이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양성차별이 줄어들면서 여권신장과 함께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증가하고 보육시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적으로 직장과 양육, 가사 등의 병행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직장 여성들은 직장과 가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로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대 어머니의 70~80% 정도가 직접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 직장에 다니기 위해서는 출산을 포기해야 함을 간접 시사했다.

앞으로의 출산장려정책에 대해서는 그동안 중점을 뒀던 ‘자녀요인(자녀비용 지원)'은 보조 정책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며 사회·직장 요인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출산율 제고를 위해 노력해도 인구대체율인 2.1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저출산이 시대적 흐름임을 수용하고 ‘저출산 적응 정책’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구랍 28일 김경희 국회도서관 입법정보연구관도 ‘직장과 가정의 양립지원제도’라는 제하의 논문에서 직장과 가정 양립지원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본보 1월 11일자), 사회양극화 해소와 직결되는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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