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시헌장부터 정부 수립까지… 대한 독립사 '한눈에'

편집자

매서운 바람이 부는 한겨울, 꽁꽁 얼어붙어 빙판이 된 길과 시린 손 탓에 나들이할 장소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 이러한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지난 11월 23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세종시 대통령 기록 전시관에서 진행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돌아오다 '환국(還國)' 특별전은 현재 더 많은 관람객이 발길을 찾고 있다. 이번 '환국' 특별전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순회전시로 1919년 4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반부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까지 독립을 위해 악전고투(惡戰苦鬪)한 우리 민족의 결의를 담고 있다. 대통령 기록 전시관은 세종시 대표적 랜드마크로서 이 밖에도 다양한 시대적 배경을 그려낸 전시물을 비치하고 있다.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겨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위인들을 마주하며 역사 의식을 고취해보자.

 

독립기념문 형상화한 전시 설치물에서 1945년 해방직후 임시정부 요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국민들의 환영 행렬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 표윤지
독립기념문 형상화한 전시 설치물에서 1945년 해방직후 임시정부 요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국민들의 환영 행렬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 표윤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돌아오다 '환국' 특별전

[중부매일 표윤지 기자]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대통령 기록 전시관'의 이번 특별전인 '환국' 전시회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하기 위해 지난 3월 1일 개관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순회전시다. 전시는 총 6개의 테마로 구성됐으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시계방향을 따라 순차적으로 관람하면 임시정부 수립 배경부터 해산까지의 모든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첫 번째 테마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들'에서 1919년 4월 제정·공포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만날 수 있다. / 표윤지
첫 번째 테마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들'에서 1919년 4월 제정·공포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만날 수 있다. / 표윤지

첫 번째 테마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들'에서는 1919년 4월, 국무총리를 행정부 수반으로 둔 민주공화국 형태의 임시정부를 만날 수 있다. 이후 임시정부는 정세 변화에 따라 수반 체제를 개편해 나갔다. 대통령제와 국무령제를 거쳐 집단지도체제인 국무위원제 도입 후, 1940년 단일지도체제인 주석제를 채택해 전시체제에 대응했다. 1944년 부주석제를 신설해 김구 주석, 김규식 부주석 체제 아래 광복을 맞이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 섹션에선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운동가 대표 29명이 임시정의정원 회의를 열고, 이튿날 제정·공포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테마인 '승리하고 돌아가리라'는 임시정부가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43년 12월 1일 '카이로 선언'에 한국 독립을 명시하는 성과를 거둔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임시정부 정식 군대인 한국광복군이 연합국과 대일전에 참가해 광복의 날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독립을 위해 투쟁한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광복군의 세계적 활동 지역과 훈련 지역 지도를 볼 수 있으며, 1945년 미국이 한인을 대일전에 활용하기 위해 광복군과 합작으로 정보요원을 양성한 계획인 '독수리 작전'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영상을 통해 그 당시 생생한 역사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임시정부 제도와 상징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준비 당시 광복군 서명 태극기와 환국 애국가 악보를 살필 수 있다. / 표윤지
임시정부 제도와 상징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준비 당시 광복군 서명 태극기와 환국 애국가 악보를 살필 수 있다. / 표윤지

세 번째 테마 '가자, 조국으로'는 1945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내외 동포에게 고함'을 발표해 환국을 공식화한 문서를 보여준다. 임시정부 요인들은 귀국을 위해 중국, 미국 정부와 다각도로 협의 끝에 같은 해 11월과 12월 1, 2진으로 나뉘어 꿈에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왔다. 환국 길에 오르기 전 임시정부는 중국 외교 기관인 주화대표단을 남겨 중국 내 한국 동포들의 생업과 안전을 위해 노력한 과정들이 담겨 있다.

네 번째 테마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개선하다'에서는 광복 직후 국내 좌우진영에서 임시정부를 지지하며 환국을 촉구하는 그 당시 상황을 볼 수 있다.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하자 국민들은 12월 1일 '환국봉영회'에 이어 12월 19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를 열어 돌아온 이들을 뜨겁게 맞아줬고, 서울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임시정부를 환영하는 사람들의 행렬을 영상과 조형물 등을 통해 보여준다.

임시정부를 기억하고자 설립된 다양한 기념관의 사진이 역사순으로 배치돼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때 만들어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부터 지난 2019년 설립된 중국 충칭시 위중구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표윤지
임시정부를 기억하고자 설립된 다양한 기념관의 사진이 역사순으로 배치돼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때 만들어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부터 지난 2019년 설립된 중국 충칭시 위중구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표윤지

다섯 번 째 '대한민국 정부, 임시정부를 계승하다'는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로부터 비롯된 다양한 제도와 상징들을 고스란히 계승한 역사적 산물이 전시돼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는 국호·연호, 국기, 국가 그리고 국호인 '대한민국'을 임시정부로부터 이어 받았다. 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와 한·중·영문 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 그리고 대한민국 초대 정·부통령 및 내각 포스터를 통해 임시정부의 독립 정신을 물려받은 대한민국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마지막 테마인 '백년의 기억 위에 새로운 백년의 꿈을 심다'에선 임시정부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다양한 기념관을 볼 수 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국립서울 현충원 임정요인 묘역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하이 청사 그리고 지난 3월 1일 개관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사진과 모형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제14.15대 의장을 지낸 김붕준이 중국에서 사용했던 가방과 양복이 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표윤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제14.15대 의장을 지낸 김붕준이 중국에서 사용했던 가방과 양복이 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표윤지

이번 특별전으로, 근 30년 간 다양한 형태의 임시정부를 수립해 국가를 지키고자 한 독립운동가들의 피땀어린 정신과 염원이 서려있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역대 대통령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대통령 기록 전시관'

'환국' 특별전 외에도 대통령 기록 전시관은 이름에 걸맞게 역대 대통령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기록물들이 상시 전시되고 있다. '대통령 기록 전시관'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지난 2016년 개관해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기록물을 통해 역대 대통령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1층 대통령 상징관, 2층 대통령 자료관, 3층 대통령 체험관, 4층 대통령 역사관, 지하1층 어린이 체험관, 지하2층 의전차량으로 구성돼있다.

대통령 기록 전시관은 1층부터 4층까지 역대 대통령 기록물을 보유하고 있다. 1층 로비에는 노태우~이명박 대통령 때까지 사용된 캐딜락 리무진 의전 차량이 전시돼 있으며, 왼쪽으로 향하면 대통령기록전시관, 오른쪽으로 향할 시 '환국' 특별전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시관이 나온다. / 표윤지
대통령 기록 전시관은 1층부터 4층까지 역대 대통령 기록물을 보유하고 있다. 1층 로비에는 노태우~이명박 대통령 때까지 사용된 캐딜락 리무진 의전 차량이 전시돼 있으며, 왼쪽으로 향하면 대통령기록전시관, 오른쪽으로 향할 시 '환국' 특별전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시관이 나온다. / 표윤지

전시관 건물은 국새보관함을 형상화한 큐브모양으로 디자인됐으며, 보관함의 구성원리를 현대적 재료로 재해석해 내부는 석재, 외부는 유리로 구성돼 있다. 정육면체의 큐브 모양은 땅, 완전성, 완성의 의미를 지니며, 대통령기록물의 중요성과 영구성을 표현했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며, 전시해설은 1일 3회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각 20명 수용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마주한 전시해설가의 역사 설명에 가족단위, 어린 관람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해설을 통해 보다 쉽고, 즐거운 역사 교육을 향유하는 모습이었다. 해설은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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