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종호 청주시 가경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대학시절 유럽으로 처음 배낭여행을 떠난 후 한국이 바로 그리웠는데 그 이유는 한국어로 된 표지판 다음으로 관공서의 업무처리였다. 물론 늘 익숙했던 모국어 사용이 아니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그 당시 겪었던 외국의 공공서비스는 너무나도 느려 몇 번이나 답답함에 한숨이 쉬어졌을 정도였다.

그런데 10년 후, 그런 공공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공무원이 되었다. 그 세월 사이 우리나라의 행정서비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였다. 나뿐만 아니라 1년에 몇 번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할까 말까 한 민원인들 역시 시대 흐름에 맞게 간편화되고 빨라지는 일선 행정서비스에 놀라곤 한다.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인감증명서 발급'이다. 이전의 예를 들면 인감 민원 중에 인감대장에 등록된 도장이 어떤 건지 모르겠다고 두세 개의 도장을 가지고 와서 대조하는 민원인이 많았고 어르신들의 경우 비닐봉지에서 여러 개의 도장을 한꺼번에 꺼내시며 이 중에 인감도장이 있을 거라고 하여 하나하나 일일이 대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랬던 인감증명서 발급 업무가 이제는 도장을 가져오실 필요 없이 지문을 대조하면 된다고 안내하면 많은 어르신들이 간편해진 행정서비스에 놀라며 감탄하신다.

또 다른 예는 '대형폐기물 배출 서비스'이다. 우리 시는 행정복지센터와 거리가 멀거나 직장생활 등으로 시간 내기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빼기'라는 앱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이 앱은 모바일로 대형폐기물 배출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니 바쁜 젊은 층에게 호응이 좋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들에게는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고 주변의 도움이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시행된 '모바일 주민등록증'도 달라진 행정서비스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에 대한 이해는 이보다 조금 앞서 시행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유사하며 제8대 지방선거에서 신분 확인으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역시 휴대폰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젊은층에 한해서 활용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우리 아버지 나이대의 민원인이 오셔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어떻게 발급하고 활용하는지 문의를 주셔서 간편한 행정처리는 민원인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오종호 청주시 가경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오종호 청주시 가경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실제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이 인감증명서 발급까지 실물 신분증을 대체한다고 하니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긴장을 늦추면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사전에 대비하고 예방한다면 행정서비스의 편리함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고 주민들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이를 가장 먼저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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