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근 일부 지방(광역·기초)의원들의 볼썽사나운 언행이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의 돌출 행동은 '지방의회 무용론'의 불에 기름을 부었다.

대전 서구의 A의원은 정례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23∼25일 휴가를 내고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로 출국해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왔다.

지난달 23∼25일 A 의원이 소속된 도시건설위원회는 A 의원 없이 행정사무감사와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서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A 의원에 대해 '20일 출석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A 의원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전시당도 지난 19일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고 그를 제명키로 의결했다.

대전시의회는 외유성 유럽행 해외연수를 추진해 비난을 사고 있다.

통상 경비의 절반정도는 혈세로 충당한다.

시의회 일부 상임위원들은 연말을 맞아 해외 연수를 갔거나 추진하고 있다.

행정자치위원회가 지난 18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유럽 3개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으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산업건설위원회도 26일부터 8일간 스페인과 프랑스를 각각 방문할 계획이다.

행자위는 파리 현지에서 2014년부터 운영 중인 고암 이응노 레지던스와 고암아카데미 운영 실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연수를 기획했다.

또 박물관, 유적지 등을 활용한 관광객 유치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박물관과 로마 관광청, 유적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연수에는 국민의힘 의원 4명과 민주당 의원 1명 등 행자위 소속 의원 5명 전원이 동참했다.

하지만 연수 기간 관광 일정이 상당수 포함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선진 시스템을 견학하고 국제적인 안목을 키우는 공무 연수는 권장할 일이지만, 관광 일정이 빼곡하면 외유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시의원들의 연수인지 크리스마스 유럽 여행인지 묻고 싶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경남 창원시 B 의원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막말을 쏟아내 공분을 샀다.

B 의원은 최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두고 "#나라구하다_죽었냐" 등 상식 이하의 폭언을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그는 "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 "시체팔이 족속들"이라는 글도 올렸다.

지난달 말에는 방송사 인터뷰에 나온 한 유족에게 "지 XX를 두 번 죽이는 무지몽매한 XX"라며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이라고 썼다.

B 의원은 이제라도 참사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표 격인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면 민주주의가 후퇴된다.

지방의원들은 민심을 무섭게 알고 의원 배지를 처음 달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방의회 무용론' 확산 여부는 지방의원들 하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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