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협상까지 의견 조율 안돼… 민주 동료의원 등원 제지 소동

청주시의회가 새 청주시청사 건립 부지에 있는 옛 시청 본관 철거비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본회의에 참석하려는 같은 당 의원이 나오지 못하게 문 앞을 막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시의회가 새 청주시청사 건립 부지에 있는 옛 시청 본관 철거비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본회의에 참석하려는 같은 당 의원이 나오지 못하게 문 앞을 막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매일 박상철·이성현 기자]청주시의회가 옛 시청 본관 철거비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내년도 예산안마저 부결될 위기에 처했다.

시의회는 20일 오전 10시부터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김병국 의장 등 국민의힘 의원 21명은 등원했지만 민주당 의원 21명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아 개의가 지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되살린 본관 철거 관련비용 17억4천200만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결국 이날 처리 예정이던 2023년 예산안과 2023년 기금운용계획안도 잠정 보류된 상태다.

여야는 본관 철거비를 놓고 협상을 벌이며 오후 4시 막판까지 의견을 조율했지만 결렬됐다.

김병국 의장은 이날 밤 12시까지 산회를 선포하지 않고 예산통과를 시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와 문화재청 협의를 전제로 한 조건부 통과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관 철거비를 뺀 수정동의안을 우선 통과시킨 뒤 추가경정예산에서 관련 비용을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관 철거비를 뺀 수정동의안을 우선 통과시킨뒤 내년 추경예산에 편성해도 시간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론조사와 문화재청 협의를 전제로 한 조건부 통과안까지 제안하며 양보했는데 이마저도 거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소란도 있었다.

임정수 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하려 하자 같은 당 의원들이 임 의원을 상임위원회 집무실에 데려가 등원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임 의원은 "지금 감금하는 거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는 예결위 후 열린 당내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12시까지 더불어민주당이 등원을 거부하면 2023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은 모두 부결된다.

이번 정례회의 회기는 이날까지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은 시·군의회의 경우 예산안을 회계연도 시작 10일 전까지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원포인트 의회는 22일까지 열 수 있다.

만약 새 회계연도 시작 전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않으면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예산에 준해 법정 경비만 집행하는 준예산 체제가 불가피해진다.

한편 청주시는 이날 대법원이 의료법인 청주병원의 명도소송(토지 및 건물 인도 청구의 소)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시는 새 시청사 건립 부지에 있는 청주병원이 보상금을 받고도 이전하지 않자 지난해 초 명도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했다.

청주병원은 시가 매수 협의를 충분히 진행하지 않고 병원 건물과 토지를 강제 수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시는 소송 건과 별개로 시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청주병원에 대해 관련 법에 따라 약 14억원의 변상금도 부과하기로 했다.

청주병원은 시가 명도소송 1심 판결을 토대로 법원에 강제집행(부동산인도)을 신청해 강제 퇴거 위기에 몰려 있다.

청주지법 집행2부는 이달 중 청주병원에 3차 계고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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