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고금리와 고물가, 부동산 시장 폭락 등으로 나락에 떨어진 민생 경제를 외면한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에 짜증나지만 이번 주말에는 잠시 짬을 내자.업친 데 덮친 격으로 이른 북극 한파로 폭설과 한파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마냥 집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 찬바람을 마시며 지친 마음을 달래자.

때마침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첫 사업으로 행정안전부 세종 대통령기록관과 공동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 운동과 환국(還國)의 역사를 담은 '환국대한민국 임시정부 돌아오다'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다.월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지난 3월 서울 서대문형무소 자리에 들어선 임시정부기념관은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식에서 건립을 제안한 지 5년만에 준공됐다.부지 3천656㎡, 연면적 9천703㎡ 규모의 지하 3층, 지상 4층 건물에 3개 상설 전시실과 1개의 특별 전시실, 옥외 상징 광장, 수장고, 다목적홀 등을 갖췄다.임시정부기념관은 1919년 한국 역사 최초로 민주 공화국을 구현하고 남녀 평등을 명문화한 임시정부의 역사와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된다.김희곤 초대 관장은 "1987년 개정된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언했다"며 "기미년 임시정부 건립 정신을 계승해 대한민국 독립국가 재건을 천명한 1948년 제헌 헌법과 현행 헌법 정신을 기본 원칙으로 임시정부 역사에서 통일의 지혜와 길을 찾는 등 현대사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6월 30일까지 열리는 특별 전시회는 시대 흐름에 따라 6개 테마로 나눠 꾸며졌다.주요 전시 기록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를 소개한 독립신문 89호(1921년), 2대 국무령 홍진 선생을 소개한 독립신문 192호(1926년), 김구 주석의 취임 선서(1944년) 등을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테마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반들'은 1919년 4월 제정·공포된 국무총리를 행정부 수반으로 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 헌장'을 전시한다. 이후 임시정부는 정세 변화에 따라 수반 체제를 개편했다.대통령제와 국무령제, 집단 지도체제인 국무위원제에 이어 1940년 단일 지도체제인 주석제를 채택했다.1944년 부주석제를 신설한 뒤 김구 주석과 김규식 부주석 체제에서 광복을 맞았다.두 번째 테마 '승리하고 돌아가리라'는 임시정부의 독립을 보장받기 위해 1943년 12월 1일 '카이로 선언'에 한국 독립을 명시한 성과물을 선보인다.세 번째 테마 '가자, 조국으로'는 1945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내외 동포에게 고함'을 발표해 환국을 공식화한 문서를 볼 수 있다.임시정부 요인들은 같은 해 11월과 12월 1, 2진으로 나눠 조국으로 돌아왔다. 네 번째 테마 '대한민국 임시정부, 개선하다'는 광복 직후 국내 좌우 진영에서 임시정부를 지지하며 환국을 촉구하는 국내 정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다섯 번째 테마 '대한민국 정부, 임시 정부를 계승하다'는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의 제도와 상징을 계승한 기록물을 전시한다.1948년 대한민국 정부는 국호·연호, 국기, 국가 그리고 국호인 '대한민국'을 임시정부로부터 이어받았다. 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와 한·중·영문 중국판 한국 애국가 악보, 대한민국 초대 정·부통령 등 임시정부의 독립 정신을 물려받은 대한민국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마지막 테마 '백년의 기억 위에 새로운 백년의 꿈을 심다'는 1993년 설립된 국립서울현충원 임정요인 묘역과 임시정부 상하이 청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등 임시 정부를 기리는 시설을 소개한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그냥 놀러 가자는 게 아니다.지금 상황에서 생뚱맞을 수 있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 운동가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생존 위기에 처한 오늘의 아픔과 고난을 이겨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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