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동곶감축제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동곶감축제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품격있는 영동 곶감축제 기대한다

곶감의 계절이 왔다.전래동화에도 나오는 곶감은 변변한 간식거리가 없던 시절 군고구마와 더불어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대표 간식거리였다.오늘날에도 쫄깃한 식감과 단맛에다 비타민A·C까지 풍부해 사계절 영양 간식으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는다.

곶감이라는 이름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에서 유래했다고 설이 유력하다.'꽂다'의 고어 '곶다', 즉 꽂은 감이라는 뜻이다.말린 감이라 건시로도 불린다.고서 등에 따르면 감나무는 고려시대부터 재배됐지만 곶감은 조선시대부터 먹었다.조선 숙종 때 중국에 보낸 예물 목록에 곶감이 포함됐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제조법은 조선 후기 조리서인 '규합총서'에 자세히 나온다.현재의 제조 방법과 비슷하다."음력 8월에 익은 단단한 감 껍질을 벗기고 꼭지를 베어 큰 목판에 펴서 말린다.비를 맞히지 말고 위가 검고 물기가 마르면 뒤집는다. 여러 차례 뒤집어서 말리면 빛이 검고 맛이 기이하다.다 마르면 모양을 잡아 항아리에 지푸라기로 켜켜이 쌓아 보관한다.곶감 거죽에 흰 가루가 돋은 후 먹으면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때마침 '감산업 특구'인 충북 영동에서 내년 1월 6일부터 3일간 곶감 축제가 열린다. 3년 만에 대면 축제로 진행된다.일반 곶감을 비롯해 '곶감 양갱', '곶감 호두말이', '곶감 샐러드' 등 다양한 퓨전 음식을 맛 보고 싼 가격에 살 수 있다.영동군은 영동 곶감의 판로 다변화를 위해 곶감 양갱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했다.축제 관계자는 "올해는 감 작황이 좋다.평년보다 30% 이상 늘었다.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올랐지만 곶감 생산량이 증가해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동 곶감의 명성은 지리적 여건과 기후에서 찾을 수 있다.예로부터 마을 곳곳에 감나무가 많아 감 고을로 불리는 영동은 해발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커 타 지역보다 과일 당도가 높다. 영동 곶감은 둥굴고 과육이 단단한 둥시를 산골 바람으로 건조해 쫄깃하고 단맛이 강하며, 색깔이 선명하다.

타 지역 곶감보다 품질과 효능이 뛰어나 2009년 지리적 표시와 상표를 등록하고 로하스 인증을 획득했다.해외로 수출돼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 잡고 있다.미국을 시작으로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호주에 해마다 수 십 톤 이상 수출하고 있다.지난해는 2007년 지정된 '감산업 특구'가 2024년까지 3년 연장돼 브랜드 명성이 높아졌다.

영동 곶감은 괴산 대학찰옥수수, 청주 청원생명브랜드, 음성 햇사레 복숭아, 제천 한방약초 등과 함께 충북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이다.영동군과 주민은 축제를 찾는 관광객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하고 무허가 식당과 야바위가 판치는 불법 축제가 아닌 안전하고 품격 있는 축제를 개최해 농가 소득을 올리고 영동 곶감의 명성을 드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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