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야학에서 수업을 펼치고 있는 김창순 과장 모습. /제천시청
정진야학에서 수업을 펼치고 있는 김창순 과장 모습. /제천시청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어린 시절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고향을 위해 저도 꿈을 공무원으로 정했어요. 그런데 또 아버지 따라서 야학봉사도 하게 되네요"

제천시 공무원의 '부전여전(父傳女傳)'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제천시 김창순 자연치유특구과장과 김서진 교통과 주무관.

이들은 낮에는 시민을 위해 근무하고, 밤에는 정진야간학교에서 늦깎이 만학도들에게 무료 지식 나눔을 하고 있다.

정진야간학교는 1986년에 문을 열어 주로 청소년들을 교육하다가 현재는 생계를 위해 학업을 포기해야했던 만학도들에게 중학교 및 고등학교 과정을 교육하는 평생학습기관이다.

이들 부녀는 여기에서 공무원, 교수, 교사 및 일반인 등 15명의 교사와 함께 지식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함께 시청에 출근하며 시작된다.

자연치유특구과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창순 과장은 점심시간을 쪼개 야학 관련 문의를 처리한다.

그는 부서장인 동시에 야학 교장을 겸임하고 있어 만나기는 그야 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김창순 과장은 "개교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정진야학은 1천98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이 중 860명의 검정고시 합격자를 배출했다"며"한 명 한 명의 교육생들이 우리의 자랑이고 뿌듯함이다"고 말한다.

김서진 주무관은 2022년 교통과에 신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해가 지면 이들의 마음은 더욱 조급하다. 저녁도 거르기 일쑤다. 지친 몸을 이끌고 하루도 쉬지 않고 수업을 받으러 나오는 학생들의 수업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

아빠는 과장에서 수학선생님으로, 딸은 주무관에서 국어선생님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바삐 움직여야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시청에서 헤어져, 저녁에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부녀의 길은 그렇게 다시 또 하나다.

김서진 주무관은 "야학에서 강의를 시작한지 9개월 정도 지나 아직 수업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며 "업무시간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수업에 대한 생각을 할 수가 없어 주말마다 개인 시간을 쪼개어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며 웃는다.

정진야학의 교육과정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으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국사를 배울 수 있다.

수업시간은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두 과목,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업이 이루어진다.

모집 대상은 연령제한 없이 초등학교 및 중학교 졸업자로 연중(수시)모집하며, 학생들의 수업료는 전액 무료(교재 무료제공)이다.

수업장소는 남현동 주민자치센터2층<(구)동현동사무소, 제천시 의병대로29길3> 이며, 자세한 문의는 정진야간학교(☎043-643-710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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