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키우듯 공 들이고 기다려줘야 건강한 사과 수확"

제천시 수산면 수곡1리에 귀농해 '붉실농장'을 운영하는 농부 김영수씨가 본인이 수확한 사과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제천시 수산면 수곡1리에 귀농해 '붉실농장'을 운영하는 농부 김영수씨가 본인이 수확한 사과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충북 제천에서 공생농법으로 사과를 키워낸 부부가 있어 눈길을 끈다.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사람들 편집국장이자 제천시 수산면 수곡1리에 귀농해 '붉실농장'을 꾸려가는 김영수·박명란씨 부부가 공생하는 농사를 추구하며 10년간 키워낸 사과가 그 결과물이다.

전직 대학교수의 길을 걸었던 그는 철학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농부의 길을 선택했다.

그가 꾸려가는 붉실농장은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공생농법에 주목해 제초제, 화학비료, 반사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의 순리에 맞춰 수확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김영수씨는 "10년전부터 나무를 심고 무농약농법으로 농사를 지었으나 600평(1천983㎡)정도의 나무가 고사했다. 좋은 땅과 물이 풍부한 곳에서 잘 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시설을 해체하고 나무를 다시 심어 관행농법 대신 공생농법을 시도하기로 했다.보통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게 되면 3년만에 사과를 수확하고 5년째 수확량이 늘고 7년째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속성으로 키워내기 보다 땅 살리기가 우선이었다. 아내(박명란씨)는 건강문제에 특히 민감하다. 해외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딸 해완이도 비염에 시달리는데 안부 물을 때마다 건강부터 체크한다. 그런 아내가 농사를 짓게 되니 건강한 사과를 만들자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김씨는 공생농법을 시작하며 땅을 숲처럼 변화시키는데 주목했다. 숲을 관찰한 결과 미생물도 많고 부엽토가 발효돼 퇴비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통해 3천평(9천917㎡) 규모에 600주를 심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70t 양에 참나무 숯가루와 콩짚을 섞고 농업용 소금을 함께 뿌려 2~3년간 발효시켜 땅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간간이 목초액과 사과를 발효시킨 당분, 미강가루도 얹었다. 농약은 기존농법에서 사용하는 양의 48%만 사용했다. 공생농법으로 체질이 바뀐 땅은 어느 곳이나 파봐도 새까만 흙이 잡힌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다 보니 사과 9개에 3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영수씨(붉실농장 ☎ 010-8630-0226)는 "열매를 자식이라고 생각한다. 자식을 너무 많이 일찍 낳아버리면 몸도 지치듯, 사과나무도 일찍 과실을 맺기 시작하면 수명은 길지 않다. 보통 관행농법으로 짓는 사과수명을 15~20년으로 본다면, 공생농법은 30~40년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자연의 순리대로 느리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농사를 짓고 싶다. 사과농사를 짓고 판매하는 건 농부의 자존심을 거는 일이다. 그만큼 품질과 맛에 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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