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토끼 조형물 뒤로 새해 첫해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토끼 조형물 뒤로 새해 첫해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가 밝았다.호랑이해가 가고 토끼해가 왔다.올해는 계묘년 검은 토끼해다.그 이유는 동양에서 날을 나타내는 단위인 십간에서 갑·을은 푸른색, 병·정은 붉은색, 무·기는 황금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검은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민속학자들은 한국 전통색인 오방색에서 검은색은 지혜를 의미해 계묘년을 지혜롭고 번창하는 토끼해로 설명한다.오방색에서 청색(동)은 탄생과 희망, 백색(서)은 지조와 절개, 적색(남)은 생명력과 사랑, 흑색(북)은 권위와 지혜, 황색(중)은 부귀와 조화를 뜻한다.또 시간을 나누는 12간지에서 묘시는 오전 5∼7시, 묘월은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음력 2월로 시작을 의미한다.

토끼는 현대에서도 동화 속 주인공이나 만화 캐릭터로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지난해 국내 동물 인지도와 선호도 조사에서 유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토끼는 이렇듯 동서양에서 수천 년 이상 인간과 공생하면서 생명력을 이어왔다.우리나라에서도 토끼에 얽힌 지명과 설화, 속담 등이 다수 전해진다.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150만여 개 지명 가운데 토끼와 관련된 지명은 158개로 조사됐다.전남 38개, 경남 28개, 충남 20개, 경북 17개, 충북 11개 등이다.그 중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는 조선시대 작자 미상 고전소설인 '별주부전' 극중 마을로 유명하다.'자라 바위'와 '묘샘', '용새골', '안궁', '궁앞' 등 소설에서 나오는 지명이 오늘도 전해진다.충북은 마을 6곳, 계곡 3곳, 산과 평야 각각 1곳이 있다.음성 생극면 팔성 3리는 토끼실, 음성읍 평곡리는 토계울 마을로 불린다.

토끼에 대한 해석은 소설, 설화, 동화, 만화 등에서 극과 극을 달린다.대부분 다산, 번영, 풍요, 지혜를 상징하지만 반대로 게으르고 경망한 동물로도 그려졌다.'별주부전'에서는 자라에 속아 용궁에 갔다가 간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순간 꾀를 발휘해 용왕과 신하를 속이고 사지에서 빠져나온다.실제로 토끼 아이큐(IQ)는 50으로 호랑이 40, 거북이 20보다 높다.여러 설화에서 토끼가 다른 동물을 속이거나 골탕 먹이는 내용은 근거가 없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반대로 이숍 우화 '토끼와 거북이 경주'에서는 지나친 자만심으로 거북이와 달리기 경주에서 진다.

영리한 토끼는 대피나 생활을 위해 굴을 세 개 이상 파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양육강식 세계에서 약한 자신을 보호하고 갖은 위협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이다.지난해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부동산 가격까지 폭락해 국민 경제가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모두 힘들지만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토끼의 지혜를 배워 3고 위기를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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