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맞이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해맞이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열렸다. 토끼는 열두 띠 동물 중 연약한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민속문화에서는 자신이 처한 역경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동물로 표현되고 있다. 토끼해는 만물이 번성하는 생육과 다산의 기운이 강해서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누릴 수 있다고도 본다.

올해 지자체를 비롯해 각 기관 등에서는 새해설계를 발표했다. 단체장들의 '불공정 해소·체질 개선·경제위기 타개·지역과 상생·소통' 등은 당면과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사자성어를 인용한 신년사도 눈에 띈다.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는 뜻의 '불위호성(弗爲胡成)'이라든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는 '극세척도(克世拓道)', 이슬방울이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노적성해(露積成海)' 등 직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는 적극적인 의지도 읽힌다.

중소기업계도 2023년 사자성어를 '금석위개(金石爲開)'로 정해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해 어떤 일이든 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위기는 상존해왔으나 올해 세계경제전망은 그 어느때보다 어둡기만 하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에너지난 등 어느 때 보다 힘겨운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게 사실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30일 발표한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07.71로 1년 전보다 5.1% 상승했다. 이는 7.5%의 상승률을 보인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대치다. 이뿐 아니라 올해 전기·가스, 버스·지하철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허나 어려움에 봉착할수록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자. 희망을 이야기하는 토끼띠 4인의 새해 소망에 답이 있다. 올해로 환갑을 맞이하는 1963년생 노영신 유아교육진흥원장의 동갑내기 친구들과의 여행,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대상자이자 IMF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1975년생 장영수 교육연구사의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바람이 그렇다. 13년차 직장인이자 결혼 4년차 1987년생 한채원씨의 토끼띠 아기 출산도, 1999년생 취업준비생인 배정현씨의 취직도 계묘년을 힘차게 살아내야 할 이유가 되고 있다.

우리 문학에서 토끼는 '토끼는 굴을 셋 판다'라는 표현처럼 꾀·지혜·간계 등을 임기응변으로 사용하여 위기를 벗어나는 동물로 등장했다. 바람이 거셀수록 활시위를 강하게 당겨야만 바람을 이겨낼 수 있다. 희망의 활시위를 당겨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나갈 토끼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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