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현재 우리 정치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 즉 좌파와 우파는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시민혁명에서 기원한다.

프랑스혁명으로 절대왕정의 권력구조가 무너지게 되고 공화정이 수립되면서 의원들이 선출되고 입법부인 국민공회가 개최된다.

이 시기에 열린 국민공회에서 의장석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급진개혁성향의 자코뱅파가, 우측에는 자본가와 온건성향의 지롱드파가 자리잡았다.

여기서부터 좌파와 우파의 개념이 생겼고 좌파는 진보로 우파는 보수로 연결된다.

진보주의는 역사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기존 체제나 제도를 바꿔 새로운 발전을 추구하려는 세력이다.

보수주의는 새로운 것을 적극 받아들이기보다는 과거에 축적된 전통과 경험을 존중하면서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이다.

두 진영 모두 각각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두 이념의 대립으로 심각한 혼돈에 휩싸여있다.

진보와 보수진영이 자신들의 지향하는 가치 추구보다는 마치 상대 진영을 타파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것처럼 보인다.

두 진영의 서로에 대한 적개심은 마치 사생결단을 내려는 듯한 모습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같은 정치권의 이념 대립에 편승해 우리 국민들마저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이념에 심각하게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모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식사나 술자리를 함께하는 것마저 불편하다고 했다.

정치성향이 다르면 본인이나 자녀의 결혼이 불편하다는 응답자도 43%나 됐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에 따라 극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정치 양극화는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국가적 리스크가 됐다.

선거 때 수면 위로 불거진 정치 양극화가 국민들의 일상까지 지배하고 있다.

이 정도면 보수와 진보로 극심하게 양분된 우리나라 정치권이 구조적으로 왜곡돼 있음이 분명하다.

두 진영이 각각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결국 정치인들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서로 다른 의견들을 조율하고 타협해 나가는 행위가 정치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에서 소통이나 타협은 실종된지 오래다.

내 진영이 아니면 곧 적이다.

오로지 상대의 잘못을 찾아내 후비고 비틀어대는데만 주력한다.

내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상대 측이 잘하는 것은 더더욱 인정하지 않는다.

문제가 불거지면 여당은 오로지 이전 정부 탓, 야당은 야당 탄압이다.

비정상임이 분명하다.

오죽하면 전국 대학교수들이 지난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잘못'이라는 의미다,

정치의 목표가 국가발전과 국민의 안녕이라면 여야가 서로 방법과 과정은 다르더라도 지향점은 같아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지금 여야 정치인들의 지향점은 국가발전이나 국민의 행복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오로지 자신과 자신들이 속한 진영의 이익만이 최종 목표인 듯하다.

이처럼 근본적으로 왜곡된 정치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치개혁이 필수다.

선거개혁이어도 좋고 정치제도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도 좋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시대 착오적이고 퇴행적인 정치는 여기서 끝내야 한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현재의 정치구조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개혁은 항상 논의만 하다가 결국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용두사미의 결과를 되풀이 해왔다.

내년 총선을 앞둔 지금이 적기다.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학자들도 나서 정치개혁 문제를 본격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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