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압대원과 함께 최전선서 사투… 현장 시작과 끝 책임"

편집자

청주에서 유일한 여성 화재조사관으로 화재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이 있다. 청주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 김아영(35) 소방교다. 김 소방교는 자기개발에도 열심이다. 그는 총 15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김 소방교를 만나 다양한 자격증을 딴 이유, 앞으로의 다짐 등을 들어봤다.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좋아하는 제 일에 의미 있는 기록 남기고 싶습니다."

충북소방 팔방미인 김아영 소방교는 다수의 자격증을 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기개발을 하면 삶의 원동력을 느낀다는 그는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분야에 대한 탐구를 즐겼다.

유년시절 인형 대신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기 좋아했던 김 소방교는 임용 직후 화물운송자격, 버스운전자격, 자동차정비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 등 소방차 운용에 필요한 자격증을 땄다. 금녀의 분야로 여겨졌던 분야에 당당히 첫 발을 내딛은 그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화재감식평가기사, 소방대응능력2급, 초경량비행장치무인멀티콥터(드론) 조종자 1급 자격증 취득을 통해 현장 전문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화재조사관 시험에도 합격했다. 화재조사관 시험은 소방학교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화재조사관 임무수행에서 있어서 가장 중시되는 시험 중 하나다.

이외에도 스쿠버오픈워터, 산업잠수사, 컴퓨터활용능력 1급, JLPT(일본어능력시험) 2급, 생활체육스포츠지도사(보디빌딩) 등 화려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소방 공채를 통해 소방관의 길에 입문한 김 소방교는 현장업무를 경험하면서 화재조사관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장에서 화재원인을 분석하는 동료들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 그는 중앙소방학교 화재조사관 전문교육과정에 문을 두드렸다.

"화재조사관의 주 업무는 화재의 원인을 판정하고 피해액을 산정하는 일입니다. 화재 피해 복구에 도움을 주는 일, 경찰공동대응 수사협조, 합동감식도 하고 있죠. 이러한 일들은 소방의 사명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화재조사관은 현장부서다. 출근을 하면 장비를 점검하고 차에 싣는다.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진압대원들과 함께 현장에 간다.

현장에서는 진압대원들에게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를 살피고, 어떤 유형의 건물인지 구조를 파악한다. 그리고 인명은 다 대피했는지 등 진압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들과 정보를 확인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발화지점을 찾는다. 발화지점을 알아야 화재 원인을 분석할 때 용이하기에 초기 상황파악이 가장 중요하다.

복귀 후에는 화재보고서를 작성한다. 화재보고서에 들어가는 내용은 출동 보고부터 주택 유형별 피해액 조사, 인명 피해, 위험물 조사 등이다. 이렇게 조사된 자료는 소방의 화재예방 사업, 현장대응 매뉴얼 작성 등에 소중하게 사용된다.

"많은 분들이 화재조사관은 현장의 불이 다 꺼진 다음 투입하는 줄 알고계시지만 오해입니다. 진압대원들과 함께 최전선에서 화마와 싸우고 있습니다."

김 소방교가 취득한 드론자격증도 화재조사관 업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드론을 활용해 하늘에서 현장을 내려다보면 어느 곳에서 불이 더 크게 번진지 파악이 가능해요. 또 열감지 센서를 이용하면 건물 내부 온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김 소방교가 파악한 정보는 진압대원들의 현장대응력을 높인다. 또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동료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도 한다.

김 소방교는 화재조사관이 된 이후 화재예방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고 말한다.


"현장을 살펴보면 아주 사소한 실수가 큰 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멀티탭의 허용용량이 4천W인데 그 이상의 전압을 흐르게 하면 과부하가 생겨 합선 및 누선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가정 집은 보일러와 세탁기를 가까운 곳에 설치한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보일러 배관이 뜨거운 열로 녹아 전선이 벗겨지면서 불이 날 수 있습니다. 화재 위험이 높은 가전제품 중 하나인 냉장고도 제대로 관리해야 합니다. 냉장고 뒤쪽 먼지는 화마를 부르는 주범이므로 항상 닦아줘야 합니다."

동료들에게 필요한 동료, 가장 든든한 동료가 되길 원하는 김 소방교는 앞으로도 자기개발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공부해서 알게 된 기술, 지식 등이 현장에서 쓰일 때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자기개발을 꾸준히 하는 것은 물론, 경험 많은 선배 동료들과 함께 이런 기술을 현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노하우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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