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원일 한국전력 충북본부 고객지원부 팀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도 석유 증산 움직임이 없다. 이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상시화가 되어가고 있다.

해외 주요 국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즉시 반영해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에너지 절약을 위한 국민 행동을 촉구했다. 프랑스는 국가 상징물인 에펠탑의 조명과 가로등을 껐고, 핀란드는 '사우나는 일주일에 한 번, 샤워는 5분 이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독일 또한 공공건물 온수를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정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화와 전기 소비 절감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9.5%)을 인상했지만, 한전의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인상 폭에는 많이 부족하다. 정부와 한전은 전기 소비자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단계적 조정을 거쳐 인상을 추진하되, 요금 조정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제도 개선과 자구노력을 통해 해결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동장군의 한파로 최대전력수요가 9만4천509MW를 기록하며 종전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냉방수요가 많은 여름보다 전력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문을 열어둔 채로 난방하거나, 백화점 등 실내에서 외투를 벗어들고 다니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에 신음하고 있지만 우리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고 과소비하고 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가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올바른 소비를 유도하여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전은 전력사용 시간대를 이동시키고, 설비 신증설 부담은 최소화하는 한편 운영을 최적화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모아갈 것이다.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과 효용, 편익도 더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하되,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 대한 부담경감 방안을 보완하여 불편이 없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김원일 한국전력 충북본부 고객지원부 팀장
김원일 한국전력 충북본부 고객지원부 팀장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가 근검 절약을 습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전 국민 차원의 위기의식 제고와 함께 기본적인 에너지 절약 수칙인 실내온도 18~20°C 유지, 전기 난방기 사용자제, 영업이 끝난 가게의 간판을 끄고,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구매하는 등 실생활에서 작은 에너지를 아끼는 실천이 절실하다. 남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낸 대가는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청구될 것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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