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 업황 예년보다 부정적… 청주시 "실적따라 감액 추경 편성"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입구 / 중부매일 DB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입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연초부터 충북 청주시가 내년도 세수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 전체 법인세 약 1/3을 내는 SK하이닉스 실적이 올해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작년 4분기 적자는 7~9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1조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청주시에 2022년도분(2021년 1월~12월 실적 기준) 법인지방소득세(이하 법인세) 883억원2천341만여 원을 납부했다. 이는 당시 1만4천115개 법인에서 납부한 2천881억원 약 38%를 차지했다.

법인세는 지자체 주요 수입원이다. 기업 실적 악화는 결국 법인세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 5년간 SK하이닉스 청주시에 낸 법인세(확정신고액 기준)는 ▷2018년 849억원 ▷2019년 1천818억원 ▷2020년 180억원 ▷2021년 266억원 ▷2022년 883억원이다. 다행히 지난해 SK하이닉스는 2분기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하는 등 선방하면서 올해 법인세 납부액은 전년도와 비슷할 전망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에 쌓은 재고로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어려워 SK하이닉스가 낼 내년도 법인세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 관계자는 "오는 9월 예산안을 책정할 때 SK하이닉스 올해 실적 발표를 보고 짤 계획"이라며 "예상보다 SK하이닉스에서 법인세가 덜 들어올 경우 세입을 줄여 잡는 감액 추경 편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 역시도 비상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로부터 2천88억원 법인세를 거둬들였지만 내년에는 1천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실적악화가 예상되자 SK하이닉스는 긴축경영에 나섰다.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50% 줄이고, 수익성이 낮은 상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가는 한편 임원 예산 역시 50%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하반기 성과급을 기본급 100%로 지급하면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산업이 힘들 예정이지만 반도체 재고수준과 수요를 고려했을 때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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