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청 
세종시청 

속담 '가까운 이웃이 먼 사촌보다 낫다'에서 유래한 이웃사촌은 부모 다음으로 가까운 사촌 형제처럼 어려울 때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는 이웃을 말한다. 현대는 이웃 국가, 이웃 자치단체로 넓게 해석한다.

그런데 최근 이웃사촌이란 정겨운 관계가 상식에 어긋나는 상대의 헛된 욕심 때문에 사려져 안타까움을 준다.중국, 일본이 틈만 보이면 이웃인 한국을 향해 막말과 치킨게임을 불사하듯 충북과 이웃한 한 자치단체가 자기 주장만 앞세워 주민 간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자치단체는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공동 유치와 4개 자치단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메가시티 조성 협약을 맺는 등 상호 공생과 협력 우수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세종시는 경제와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충청권이 하나로 뭉쳐도 어려운 상황에 KTX세종역 설치 주장을 멈추지 않아 충북 도민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세종역 신설 논란은 2015년 이해찬 전 의원이 첫 주장해 촉발됐다. 이후 정부의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가 선거 공약으로 발표해 다시 불씨를 지폈다.최 시장은 당선되자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지난해 9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확정으로 광역교통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교통 인프라를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며 세종역 국가 계획 반영과 조치원역 KTX 정차를 건의했다.이후에도 충북을 무시하고 시민 불편 해소와 충청권 상생을 위해 세종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억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 시장은 지난 5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와 충청권 4개 시·도 간 지역발전협의회에서도 원희룡 장관에게 KTX 세종역 설치를 재차 건의해 도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김영환 충북지사가 다음 날 SNS에 "세종시가 본래 목적에서 이탈해 하마처럼 공룡이 되어 무한 확장하면서 충청권 인구를 깎아 먹어 충청 밉상이 되고 있다.충청권 단결을 세종시가 해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도민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환영했다.하지만 세종시가 반발하자 며칠 만에 공식 사과해 도민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KTX오송역은 도민 궐기대회를 통해 유치한 충북의 귀중한 자산이다.세종역이 신설되면 오송역 역세권 개발 제한과 이용객 감소로 충북 위상이 크게 떨어질 것이 분명한다.

세종시는 세종역 신설 입장을 거두지 않으면 더 이상 이웃사촌이 아니다.김 지사는 자치단체가 아닌 도백으로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사례처럼 절대 물러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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