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의회 전경.
 청주시의회 전경.

청주시의회의 집안 싸움이 점입가경이다.패거리 정치를 일삼는 국회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진영 정치에 빠져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판단력이 흐려졌다.주민을 위한 의정 활동은 말 뿐이다.오로지 여야 모두 자신이 속한 정당의 주장과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다.

청주시의회 여야 대립은 지난해 지방선거 결과에서 이미 예상됐다.정원 42명 중 국민의힘 21명, 더불어민주당 21명 등 여야 동수로 의회가 구성됐다.다수결로 결정하는 의회 민주주의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다행히 의장단 구성은 원만하게 처리됐다.이후 소소한 여야 갈등이 이어지다 청주시청 본관동 철거를 놓고 급기야 폭발했다.

이범석 현 시장이 전 시장의 본관동 보존 결정을 철거로 번복하자 시의회 여야 관계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야당인 민주당은 본관동 철거 예산을 무기로 앞세워 신청사 건립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지난달 22일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예산안과 본관동 철거 예산을 포함한 기금운영계획안이 같은 당 의원 1명의 찬성표로 통과되자 향후 의사 일정을 거부하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단 일괄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달 2일 열린 의회 신년 인사회에도 불참했다.이어 16일에는 김병국 시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며 불신임안까지 제출해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았다.김 의장 불신임안은 다음 달 13일 열리는 임시회에 상정되지만 과반이 안되는 민주당 힘만으로는 의결이 불투명하다.지역 정치권에서는 여론전을 통해 국민의힘을 압박하겠다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반발에 화해의 손짓은커녕 맞받아쳤다.여론 조사와 문화재청 협의를 전제로 조건부 통과안까지 제안했으나 거부했다며 파행 책임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

김 의장은 지난 27일 민주당 소속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사임서를 전격 수리하는 등 민주당의 의장 불신임안 제출에 초강수로 맞섰다.김은숙 부의장을 비롯해 임은성 복지교육위원장, 최재호 농업정책위원장, 이영신 도시건설위원장, 변은영 운영위원장, 허철 윤리특위원장, 정재우 행정문화위 부위원장, 한재학 재정경제위 부위원장, 정연숙 환경위 부위원장, 신민수 예결특위 부위원장의 사임서를 승인하고 이날부터 직무에서 배제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본관동 철거를 둘러싼 팽팽한 기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청주시가 지난달 조사한 본관동 철거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시민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다만 확실한 것은 신청사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이다.이미 7년을 허송세월로 보내면서 사업비가 급등했다.시의회는 시간을 끌수록 사업비 증가는 물론 시청사 셋방살이로 인한 불필요한 예산 낭비와 시민 불편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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