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송문용 충남·내포본부장

도시브랜드는 그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라 할 수 있다. 특히 차별화된 그 도시만의 역사·사회·문화적 특징과 연관될 때 더욱 강력해진다. 세계적 명성을 갖을 때에는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도시는 사람과 환경, 사회적 요소 등에 따라 변화한다. 다시 말해 유기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어느 누가 그 지역의 차별화된 특성을 살려 색채를 입히느냐'에 따라 도시 이미지는 확연히 달라진다.

다이아몬드도 처음에는 가공되지 않은 원석과 같다. 원석이 몇 번의 가공처리를 거쳐야 만 본연의 광채가 나는 보석으로 탄생할 수 있다.

도시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가치가 없는 원석으로 내버려두기 보다는 가공을 거쳐 가치가 있는 다이아몬드로 바꿔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단체장이 갖춰야 할 대목이다

박상돈 시장의 경우가 그러하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원석에 본인의 아이디어를 더해 가치 있는 도시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박상돈 시장은 1994년 대천시장 재임 시 지금의 보령머드축제를 처음으로 착안해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대천시장에 부임했던 박 시장은 보령 지역 136㎞의 해안에 매장된 갯벌을 활용하면 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활용 방안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1992년작 미국영화 플레이어(player)에서 진흙을 바르고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금의 보령머드축제를 탄생시켰다. 물론 당시에는 진흙을 축제로 승화시킨다는 생각에 의구심도 가졌을 수 도 있겠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행사에는 1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이런 박 시장이 이제는 빵을 소재로 천안이라는 도시에 옷을 입혀 승부를 걸었다. 천안지역 특산물인 호두과자에서 착안, 빵 산업 발전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천안에서는 1934년부터 호두과자를 만들어 팔았다. 경주 황남빵(1939년), 군산 이성당(1945년), 대전 성심당(1956년)보다 오래된 빵의 역사를 갖고 있다. 박 시장은 이런 도시 특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10월 9일과 10일 진행된 '2022 빵빵데이 천안'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천안은 호두과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났다. 빵집 체험 순례단은 전국에서 2천400여팀이 신청해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했다. 두번째 행사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5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천안시는 지난해 '빵빵데이'와 '빵토피아'(로고 포함) 상표 출원·등록을 마쳤다. 박시장은 천안에서 생산하는 밀과 팥·호두를 활용해 건강한 빵을 만들면 빵집은 물론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박 시장은 보령과 천안이라는 도시에 그 지역만의 특색 있고 차별화된 옷을 입혀 도시를 비추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도시는 유기체'라는 말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손을 대기만 하면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박 시장. 이제는 'K-컬쳐'라는 또 다른 문화를 준비하고 있다. 박 시장은 케이팝(K-POP)을 비롯해 영화·드라마·웹툰·패션·뷰티 등 한류 콘텐츠를 담은 박람회 준비를 공무원들에게 주문했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천안시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민선 8기 시정운영 4개년 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2023 천안 K-컬처 박람회'를 시작으로 2026년 세계박람회까지 총 173만명 관람객을 유치하고 역사와 문화를 연계하여 다양한 한류콘텐츠에 천안만의 특색을 입혀 새로운 모습의 박람회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문용 충남천안취재본부장
송문용 충남천안취재본부장

천안은 유관순·이동녕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데다 민족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이 있는 도시다. 박 시장은 이런 인프라를 살려 대규모 국제 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항상 배고프다'며 일에 대한 열정을 올리고 있는 욕심쟁이 박상돈 시장. 그러기에 'K-컬쳐'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도 높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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