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풀꿈환경재단이 창립한 지 10년이 되었다. 대체적으로 시민환경단체들은 1~2월에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총회를 통해 지난해 사업평가와 결산보고를 하고 올해의 사업계획과 예산을 수립한다.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는 새로운 임원을 선출한다. 10차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풀꿈환경재단도 분주하다. 향후 3년 동안 단체를 이끌어 갈 4기 임원들을 선출해야 하며 게다가 2030년을 바라보는 새로운 비전과 전망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풀꿈환경재단을 창립한 건 '새로운 세상을 향한 그린플랫폼'이 되겠다는 지역의 환경운동 발전을 위한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활동 방향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민·관·산·학의 협력적 환경운동의 확대이다. 비판과 견제의 기능을 넘어, 설득과 견인을 통해 환경운동의 영역을 확대하는 협력의 코디네이터가 되고자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풀뿌리 주민·환경운동에 대한 지원활동 강화이다. 활동가 중심의 활동을 벗어나 시민모임이나 다양한 기관·단체들이 주체적으로 활동을 펼쳐나도록 환경운동을 돕는 환경운동을 하고자 한 것이다.

풀꿈환경재단은 2014년에 창립을 하였고, 2015년부터 독립적인 법인 운영을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미호강상생협력프로젝트를 본격화하였다. 2016년에 생태환경체험교육 전문시설인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운영을 시작하였다. 2017년부터 충청북도교육청 초록학교 실천협력사업을 주관하였고, 2018년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청주네트워크 사무국 운영을 맡았다. 2019년 자원순환 복합시설인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운영을 시작하였으며, 같은 해에 충청북도 환경교육센터로 지정되었다. 2020년 청주희망그린발전소를 건립하였고, 2022년 희망그린에너지센터를 설립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경운동의 새로운 성과들을 도출해 냈다. 공공시설·기관의 위탁운영을 통하여 체험교육프로그램 등 양질의 시민환경서비스를 제공하였다. 공익형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발전수익을 활용한 아동청소년 교육복지사업을 본격화하였다. 쓰레기줄이기 녹색실천네트워크 발족하고 시민실천운동의 사업플랫폼을 구축하였다. 미호강유역협의회 발족과 충청북도 미호강포럼 운영을 통해 미호강 시대를 열어젖혔다. 충북녹색전환포럼을 발족하고 지방선거 대응 등 충북지역을 녹색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협력활동을 전개하였다. 환경운동의 저변을 확대하고 상생과 협력을 지향하는 풀꿈환경운동의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돌아보니 초록빛 창립구상에 비하면 참으로 파란만장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비용 한 푼 없이 다른 단체의 공간 한 곳을 빌려서, 말 그대로 열정과 신념만 가지고 시작하였다.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풀꿈환경재단은 차츰차츰 성장했고 지금은 지역 환경운동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환경NGO와 거버넌스기구의 중간에서 행정·산업·연구부문을 묶어내는 연결자로서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활동을 선도해 왔다. 그린플랫폼의 역할과 기능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부분을 채워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기반은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다.

시행착오와 한계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전담인력은 부족했고 운영체계는 불안정했다. 지역사회에서의 위상과 역할에 비해 조직규모는 영세하였고 재정구조도 취약하였다. 역할과 책임은 편중되었고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이어졌다. 실무활동가들은 한계에 봉착하기도 하고 업무적 오류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전통적 환경단체들과의 연대와 협력도 지지부진했다. 몇 년 동안 열심히 구축해온 학교환경교육 협력체계가 일시에 중단되는 사태를 겪기도 하였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동시에 기후환경 위기에 대한 인식, 디지털 산업혁명의 촉진, 탈탄소 경제사회구조로의 전환 등 변화를 촉진하였다. 변화의 상황 속에서 환경운동도 주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운동의 기반은 조성하였으니, 이제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망'을 모색해야 한다. 환경운동의 목적과 방향은 상생, 방법과 수단은 협력이다. 이를 위하여 안으로는 물적·인적 자원을 보강하며 조직을 빌드업해야 한다. 밖으로는 녹색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연대협력체계를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 후회 없는 2030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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