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숨겨진 고전 설화랑 친해져요"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책 저자들과 청주문화원발전위원회 위원들 모습.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책 저자들과 청주문화원발전위원회 위원들 모습.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지역 안내서 역할 뿐만 아니라 향후 교과서 보조자료로 활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책은 청주에서 전해내려오는 설화 27개를 총 7개 테마로 나눠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동화로 각색됐다.

고전연구가이자 문학박사인 이은경, 김은일, 송지현씨가 글을 쓰고 서승희씨의 그림지도로 어린이 그림작가 6명이 참여해 고전과 역사, 설화에 낯선 독자들과 시대적 간극을 메우며 친근함을 더했다.

어린이 작가들은 청주 소재 초등학교를 다니거나 청주가 고향인 초등학생 김가윤, 전혜원, 박지원, 전지유, 홍윤아, 이준기 어린이가 동참했다.

특히 지난해 4월에 발족한 '청주문화원 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 일부를 투입해 자체사업으로 발굴, '어린이책 발간'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

위원회는 김진현(㈜금진 대표)를 중심으로 이천석 부위원장(㈜창명제어기술 대표), 김윤자 부위원장(모시떡전문점 모시로 대표)외 23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땅에 세운 돛대'의 구성은 청주시 상당구, 흥덕구, 서원구, 청원구 등 4개구로 나눠 짧은 설화와 삽화를 삽입하고 기본 알기, 의미 알기, 더 생각하기, 찾아가는 길을 수록했다.

책 표지는 '지네장터설화'에 등장하는 순이와 두꺼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주 어린이가 철당간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는 모습을 그려냈다는 게 청주문화원측 설명이다.

일례로 책 타이틀로 쓰인 '땅에 세운 돛대'의 경우 '상당구 용두사지 철당간'을 소재로 연등사 주지 혜원스님이 청주읍성에 들어오기 전 민가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꾼 꿈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우암산에 올라가 청주를 내려다 보며 '배 모양'을 발견했고 '용두사 절안에 돛대를 세우라'는 부처님 말씀을 깨닫고 철당간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청주에 당간을 세운 후 홍수가 그쳐 배 모양의 고을 '주성'이라고 불렸다는 설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책 저자들과 청주문화원발전위원회 위원들 모습.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책 저자들과 청주문화원발전위원회 위원들 모습.

이외에도 고려말 충신인 이색과 관련된 '사람을 구한 은행나무(중앙공원 압각수)', 육거리 시장에 묻혀있는 남석교에 얽힌 비극적 스토리, 청주 한씨의 시조인 한란을 소재로 한 '마르지 않는 논(상당구 무농정), 천연기념물 제522호 '연제리 모과나무' 등 숨겨진 청주 곳곳의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표현돼 있다.

청주문화원측은 책 발간을 기점으로 충북도교육청과 논의해 3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 부교재 활용 등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또한 충청북도교육문화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화나라' 프로그램 소재. 한국국학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 등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전섭 청주문화원장은 "청주에 산재해 있는 고전설화를 정리하고 지역 정체성을 담아내 미래 세대가 시대와 공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 발간 목적"이라면서 "연구자와 지역 어린이, 문화원이 공동으로 작업한 가치있는 일이자 어린이 문학의 표본을 제시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발간된 동화책이 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지역 안내서이자 우리 지역 방문객들에게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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