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

청주문화원이 고전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책 '땅에 세운 돛대'를 발간했다. 그간 문화원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의 정체성을 재정립했다는 데 참신한 행보로 읽혀 주목된다.

청주문화원은 고전연구가이자 문학박사인 3명과 청주에 산재해 있는 지역 설화를 정리했다. 어린이책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동화 형식을 빌었고 어린이 그림작가 6명이 투입돼 시대적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담당했다. 7개 테마에 27개 설화는 상당구, 흥덕구, 서원구, 청원구로 나뉘어 지역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생동감있게 구성됐다.

청주 지도를 이용한 이야기 길부터 어린이들에게 지역에 얽힌 스토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교훈적이고 활용가치가 높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에 등장하는 '지역'에 대한 정체성과 특색을 구체적으로 인식시키며 교과서 부교재로 활용가치도 높아보인다. 드라마 촬영지로 급부상하며 온라인과 SNS에서 언급되는 '청주'의 공간적, 지역적 의미의 스토리텔링꺼리로도 활용가치는 충분하다. 현존하지만 가치를 몰랐던 곳에 대해 '찾아가는 길'과 설명을 달아주고 지역안내서 역할까지 자처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와 관련된 지명을 쓰는 마을홍보에도 활용할 수 있다. 충남 예산 의좋은형제마을, 경남 사천 별주부전테마파크 등 관광지 등이 그런 예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표현을 굳이 빌어오자면 콘텐츠 범람 시대에 지역의 정체성과 설화를 자세히 만나볼 수 있는 일은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문화원의 행보가 돋보인다.

사실 그간 문화원에 대한 인식은 참신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청주읍성큰잔치',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같은 굵직한 행사는 차치하고라도 강좌만 봐도 전통차, 민요, 사군자, 민화, 서예 등 소위 말해 MZ세대의 일반적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프로그램들이 포진해 있다.

이와중에 MZ세대의 자녀세대인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를 겨냥한 어린이책 발간으로 미래세대와의 적극적 소통노력은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이번 어린이책 발간이 주목받는 점은 청주시 보조금에 연연하지 않고 자체사업으로 발굴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강전섭 청주문화원장의 뚝심이다.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책 저자들과 청주문화원발전위원회 위원들 모습.
청주문화원이 발간한 어린이책 '땅에 세운 돛대'가 청주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책 저자들과 청주문화원발전위원회 위원들 모습.

지난해 청주문화원 발전위원회를 발족시켜 25명의 위원들과 함께 2년간 1억2천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들이 오는 7월 앞두고 있는 차기 청주문화원장 선거를 위한 포석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간 청주문화원의 행보와는 명백히 구분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청주문화원의 다채로운 노력이 어떤 모습으로 꽃필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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