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극심한 공포' 느꼈다면 초기대처 중요

편집자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 과거 연예인병으로 불리던 공황장애가 일반인들에게도 자주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최근 5년 사이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50%(14만→22만명)이상 증가했다. 이에 충북대병원 김시경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통해 공황장애의 특징을 알아봤다.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상황이 더욱 좋아졌음을, 나아지고 있음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공황장애 극복의 핵심입니다."

김시경 충북대병원 교수는 공황장애 극복을 위해서는 이 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한 번에 나아지는 것이 아닌 서서히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황장애의 증상과 특이점, 치료법 등을 정확히 알고 대응해야 한다.

"공황장애의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가슴이 뛰고 숨이 차며 입이 마르고 식은땀 나는 상황에서 심리적인 불편감을 겪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응이 과도하거나 지속적인 상태가 불안입니다. 여기에는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질병이 있고 그중 가장 흔한 것이 공황장애입니다."

김 교수는 공황장애의 가장 큰 특징은 공황발작에 있다고 했다. 다만 공황발작이 언제 나타나는가에 따라 진단내용이 달라진다고 했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 높은 곳에 올라갈 때에만 공황 발작이 나타나는 것이 고소 공포증입니다. 엘리베이터나 비행기 안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서 공황 발작이 나타나는 것은 폐쇄공포증이 됩니다. 이렇게 특정한 상황이나 자극에 대해 공황 발작이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특정 공포증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공포증은 이런 공포 반응을 유발하는 상황이나 자극을 피할 수만 있다면 공황발작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황장애는 불행히도 아무 이유도 전조도 없이 공황 발작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것이며 이로 인해 고통 받게 됩니다."

공황장애에 따른 공황발작 현상은 4가지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 10분 이내 가장 극심하게 발전된다고 했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심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나며 숨이 막히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고, 어지럽거나 멍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있고 주변이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것 같은 공포로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공포감을 경험하며 감각이 둔해지거나 전신이 따끔거리는 느낌 혹은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을 겪습니다. 증상을 겪는 사람의 20% 정도는 실제로 실신하기도 합니다. 대개는 20~30분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지고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김 교수는 공황 장애의 원인은 대뇌의 생화학적 조절 이상이라고 했다.

" 공황장애는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정신역동적인 설명, 학습 이론에 근거한 설명도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치료 약물의 개발과 함께 대뇌의 생화학적 조절 이상이 공황장애의 원인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특히 노르아드레날린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조절 이상이 관찰됩니다. 건물에 화재가 났지만 화재경보기가 고장 난 경우로 이해하면 됩니다. 공황장애의 증상인 불안이라는 것은 우리가 위험을 느끼고 있음을 알려주는 경보 신호와 같은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연기에도 건물의 경보기가 울리게 되면 혼란을 겪게 되듯이, 실제의 위험이 없는데 극심한 위험을 느끼고 불안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것이 공황장애의 원인입니다."

공황 장애 환자들은, 증상이 일어난 순간의 상황과 연관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공황발작은 특정 상황과 연관이 없지만, 버스 안에서 처음 공황 발작을 한 경우라면 다시 버스를 탈 때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번 발생하면 상당히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되는데 한 연구에 의하면 치료의 여부와 관계없이 50%가 경미한 증상이 지속되고 10~20%가 증상이 변하지 않거나 더 악화됐다고 합니다."

공황장애 치료법에 대해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 통찰 정신치료가 있다고 했다.

"공황 장애는 약물 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됩니다. 공황 장애에 효과적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라는 약물이 개발됨으로써 불안 장애의 일종인 공황 장애도 일차적으로 우울증 치료제로 치료하도록 되었습니다. 또 질병에 대한 교육, 이완 훈련, 복식 호흡과 같은 호흡 기법, 노출 기법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가 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공황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황이 더욱 좋아졌음을, 나아지고 있음을 스스로 이해하라'는 당부도 했다.

"공황 발작은 죽음의 고통 이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힘들고 괴로운 상황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약물 치료를 하면 공황 발작이 나타나는 빈도와 그 정도를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개는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보니, 치료 중 약한 정도의 공황발작이 나타나도 환자들이 실망하게 됩니다. '병이 재발했구나, 그럼 지금까지 했던 약물 치료와 통원 치료가 모두 물거품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인지적인 왜곡을 겪는 것입니다. 사실은 공황 발작의 빈도도 줄었고 정도도 줄어들어 있고 지속적인 치료로 더욱 줄어들어 없어질 것입니다. 공황발작이 한 번 일어난 것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경과 속에서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인지적인 훈련과 상담을 통해 더욱 좋아질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공황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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