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 관리로 꿀벌 활동량 1.6배·생존 기간 65% 늘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온도 자동 조절 '스마트벌통'. / 농진청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온도 자동 조절 '스마트벌통'. / 농진청
[중부매일 표윤지 기자]농촌진흥청이 스마트기술을 적용해 효과적으로 관리, 이용할 수 있는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을 개발하고 15일 현장에 적용했다.

스마트벌통은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에 필수적으로 국내에서 한 해 평균 61만개의 화분매개용 벌통이 농작물 수분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딸기, 토마토 등 시설 과채류에서 화분매개벌 사용률은 67%에 달한다.

효과적으로 화분매개에 활용하려면 벌통 내부를 벌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유지하고 먹이를 관리해줘야 한다.

지금까지 화분매개벌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작물 재배 농가는 벌 관리가 생소와 정보 부족으로 비닐온실에 벌통을 가져다 놓은 후 별도 관리 없이 벌을 화분매개에 이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꿀벌 개체 수가 줄면서 효율적인 벌 관리를 통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여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농가 지원방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8년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0년 첫 개발 후 여러 차례 농업 현장에 적용해 그 기능을 개선했다.

현장 적용 결과, 벌 생존 기간과 활동량이 늘어 생산성도 증대됐다. 불볕더위일 때는 벌통 내부 온도 감지기와 연동된 환기팬이 켜져 벌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온도는 2~3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500ppm까지 낮추게 된다. 반대로 한파 때는 열선 판이 작동돼 온도는 28~32도(℃), 습도는 60% 내외로 유지한다.

또한 수집된 온도·습도 등 환경정보, 벌통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벌의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이미지 심화학습 기술을 이용해 벌의 활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정보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제공, 벌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벌 상태를 점검하고 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벌을 교체할 수 있다.

아울러 벌통을 토마토와 딸기 시설재배 농가에 적용한 결과, 여름철 비닐온실에서 벌의 활동량은 시간당 평균 9마리에서 14마리로 1.6배 많아졌다. 겨울철 비닐온실에서는 벌의 생존 기간이 105일에서 173일로 68일이 늘어났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8개 시군에 200여 개 벌통 시범 보급하고 앞으로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진청은 스마트벌통의 원천기술을 특허출원, 등록하고 기술이전 했다. 올해 8개 시군에서 '화분매개용 디지털벌통 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해 200여 개의 벌통을 시범 보급할 예정이다.

향후 딸기, 토마토와 같은 시설 재배작물 이외에 노지 작물, 스마트팜의 과채류에도 스마트벌통을 적용해 농작물 생산성 효과도 검증한다. 또한, 기술을 개선해 일반 양봉용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이번 기술로 작물 재배 농가도 손쉽게 벌을 관리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이고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해 스마트양봉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는 한편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에 일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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