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지역 발전을 막는 중앙 정부의 규제 때문에 미치겠다"는 읍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움직였다. 윤 대통령은 김 지사의 규제 개혁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깜짝 충북 방문으로 화답했다.지난 14일 청주 육거리시장과 청남대를 전격 방문해 대청호 규제 완화 등 충북 숙원 사업을 많이 해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가 최근 SNS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보낸 하소연은 언론에서 메인 뉴스로 보도되는 등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한결같이 중앙 정부의 과도한 개발 규제를 비난하고 김 지사의 소신 행동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남대 주요 시설을 둘러본 뒤 규제 위주 환경 정책보다 과학 기술로 수질을 관리하는 방안을 선택하고 새롭게 청남대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상을 김 지사와 환경부 장관이 함께 논의하라고 지시했다.또 유스호스텔 등 청소년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사업을 검토하고 수질 오염과 관련이 없는 전기 동력선이나 수소선 등을 대청호에 띄우는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했다.

앞서 육거리 시장 방문에서는 "AI 바이오 영재고와 바이오 첨단복합단지 조성을 확실하게 지원하고 오송국가산단 조성 사업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또 "청주공항이 지역 거점 공항이 되도록 활주로 연장 등 인프라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2주 전인 지난달 28일 SNS에 오송3국가산단 조성사업, AI영재고와 국제학교 설립, 청남대 개발,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등 지역 숙원 사업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충북은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유망 산업에 공단 부지와 인력을 공급하지 못해 투자 유치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며 "(지금도) 배터리 공장 부지를 달라고 기업들이 목을 매고 있다.미국 같으면 바이든 대통령이 당장 달려와 논의하고 해결할 사안이다.정말 기가 막히다"고 했다.

청주 오송산단에 대해서는 "농업진흥지역을 풀 수 없어 산단 부지가 쪼그라들더니 (결국 농림부가) 농업진흥지역을 지켜야 된다는 논리로 부동의해 떠내려갔다.AI영재고와 국제학교도 물거품이 되어간다"며 "(이처럼) 나라가 개혁 속도에서 뒤쳐져 망국으로 가는데 저라도 외마디 비명을 질러야겠다.목이 터져라 외쳐도 안 되니 이제 하는 수 없이 도지사가 감방 갈 각오를 하고 있다.곳곳에 규제가 아닌 것이 없고 풀려 나갈 기미도 희망도 없다"고 외쳤다.

역대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 개발 규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청남대 대통령 별장 주인들은 다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왜 청남대에서 커피 한 잔, 밥 한 끼를 못 팔고 55만평 정원에 커피숍 하나, 호텔 하나를 못 짓는단 말입니까"라고 한탄했다.김 지사는 "대통령들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했다.대청호에는 오염된 물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고 무심천으로 차집해 보낸다.제발 청남대 5㎞×5㎞만이라도 풀어 달라고 애걸복걸해도 단 1cm 규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주공항에 대한 정부 무관심도 지적했다.김 지사는 "충북은 배터리 생산 1위, 바이오 2위, 반도체 2위, 태양광 1위, 화장품 2위 등 국가 신성장 동력의 중심 지역이다.바다가 없어 오직 항공 물류에 의존하는 청주공항에서 단 한 대의 화물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규제 개혁을 촉구했다.

한기현 논설고문 
한기현 논설고문 

김 지사는 지난 8일에도 SNS에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있었던 중앙통합방위회의가 열리기 전 30분 정도 시·도지사 환담 자리에서 대통령님께 청남대를 다녀가신 적이 있는지 물었는데, 가보신 적이 없다고 하셨다"며 "꼭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 드렸고, 제2영빈관으로 사용할 것도 건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규제 개혁 약속에 충북 도민이 거는 기대는 상상 이상이다.충북의 해묵은 현안들이 대부분 해결되기 때문이다.김 지사가 엄청난 일을 해냈다.바다가 없어 개발에서 소외된 충북에는 정말 큰 선물이다. 이게 학연, 지연, 혈연을 떠나 소신 있고 할 말 하는 단체장을 뽑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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