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대한민국에 과연 정치는 존재하는가." 최근 파국으로 치닫는 정치권을 두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탄이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은 여야가 각자 앞만 보고 질주해 나가는 폭주열차와 같은 모습이다. 정치권에서 소통이나 상생, 타협 등은 아예 실종된지 오래다.

많은 국민들은 정치권을 지켜보면서 조마조마한 가슴을 졸이고 있다. 안전핀이 빠진 수류탄처럼 정국의 뇌관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대표 분노유발자가 됐다. 

최근 검찰이 사법리스크에 놓인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여야는 이를 놓고 마치 사생결단을 하듯 거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현 정권을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으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영장이 청구되자마자 규탄대회를 열고 대대적인 반발에 나섰다.

"검사 독재정권의 헌정질서 파괴에 의연하게 맞서겠다"며 아예 윤석열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또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문제도 수사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영장 청구는 이 대표가 자초한 일로 당연한 결과"라며 "(민주당은) '방탄 국회'를 포기하고 체포동의안을 가결해 부정부패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오는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야의 대치는 더욱 심해져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이고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올바른 정치로 나라와 국민을 보살피라고 뽑아줬더니 기껏 한다는 짓이 여야로 갈려 싸움질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나 지속되면서 국제정세는 최악이다. 초강대국인 미·중 갈등으로 우리나라의 외교는 시험대에 올라있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들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비롯한 각종 물가 인상으로 등이 휠 지경이다.

많은 서민들이 엄청나게 오른 가계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는 등 민생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개점휴업 상태의 암울한 시기를 겨우 벗어나는가 싶던 자영업자들은 또 다시 찾아온 경제 위기에 절망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그야말로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고 전반적으로 위기상황이다.

여야 정치권이 힘을 합쳐 노력해도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가 버거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치권이다. 국민들은 매일 먹고사는 문제로 한숨인데, 야당 대표의 사법문제와 대통령 부인의 주가 조작 문제로 싸움질에 올인하는 우리나라의 정치권이 분명 정상은 아니다.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지는 못할망정 걱정은 끼치지 말아야 한다.

민생이 위기로 내몰리고 있지만 연일 모든 뉴스의 머릿기사는 정치권의 공방으로 도배된다. 여야가 말로는 민생을 떠들어대지만 준비한 원고를 읽어대는 듯 영혼 없는 낭독정도로 들린다. 서민들이 지탱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과연 그들이 알기나 하는 건지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욕하면서 그들을 선택한 자신도 함께 원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정치후진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조차 부인하지 못한다. 정치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와 국가를 질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한 결정과 행동의 과정이다. 정치 없이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 안정된 국가여야만 발전이 가능하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역사상 부유했던 국가들이 정치적 혼란 때문에 순식간에 도태되는 경우를 우리는 익히 봐왔다. 정치권이 갈팡질팡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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