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까지 음주 후 제재 없이 운전대 잡아

천안시내버스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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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황인제 기자] 술 취한 버스 기사가 운행 중 접촉사고를 내 파장이 일고 있다. 사고를 낸 운전기사는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다음날 출근해 아무런 제재 없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40분께 천안역 앞 도로에서 A여객 소속 B씨(52)가 운전하는 버스와 C씨(62)가 운전하는 승용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를 나간 경찰이 운전자들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한 결과 B씨는 혈중알콜농도 0.031로 면허정지 수치가 나왔다.

B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전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여객에 확인한 결과, B씨는 사고 당일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에 출근해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버스회사는 안전운전관리자를 두고 출근하는 버스 기사들의 음주 여부 등을 살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A여객 관계자는 "스스로 신고하지 않는 이상 100여 명이 넘는 버스 기사를 상대로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해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음을 인정했다.

경찰이 시민을 상대로 출근길 음주 단속을 벌이지만, 버스 기사를 상대로 한 단속은 전혀 없는 실정이어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사고 당일 B씨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있던 제보자 D씨는 "출근 시점에 음주측정을 했다면 면허취소 수치가 나왔을 수도 있는 일"이라며 "술 취한 버스 기사를 나 몰라라 하는 안전불감증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천안시청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회사마다 음주측정 장비를 갖추고 있고, 운행에 나서는 기사를 점검해야 한다"며 "해당 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과실 여부에 따라 과태료나 과징금 같은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안동남경찰서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천안시와 협조해 안전운전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일제 단속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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