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없이 돈버는 농업전문학원 설립… 농업계 1타 강사가 꿈"

편집자

전국 최고의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대 딸기 육묘시설 개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진천 '부자농원' 이호명(39) 대표. 2020년 신지식농업인 선정에 이어 2022년 농업마이스터(전문농업경영인)로 지정된 이 대표는 딸기 육묘장에 야간 단일처리와 냉난방 시설을 설치해 딸기 조기 화아분화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겨울철에 한번 생산하던 딸기를 3회 연중생산하며 고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육묘 생산과 딸기 재배는 물론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과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로, 강연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2022년 신지식농업인 선정에 이어 2022년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된 진천 '부자농원' 이호명 대표.
2022년 신지식농업인 선정에 이어 2022년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된 진천 '부자농원' 이호명 대표.

 

"이건 내꺼다" 11년간 연구·개발

이호명 대표의 오늘은 우연한 성공이 아니다. 그는 부모님이 진천에서 수박농사를 크게 지어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몸으로 농산물 재배의 모든 것을 익혔다. 그리고 대학시절 전공한 정보통신이 결합되면서 퍼즐을 맞추듯 현재의 정교한 스마트 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대학 졸업 후 2년여간 데이터 복구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한 이 대표는 정년없이 일할 수 있는 미래농업에 관심을 갖고 한국농수산대학교에 다시 입학해 딸기재배의 전문기술을 배웠다. 딸기에 주목한 것은 여름작목인 수박이 끝나고 농한기에 접어드는 겨울의 대표작목이 딸기였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아들이 어려운 농사 보다는 도시에서 편한 직장생활을 하기 바랬지만, 아들의 굳은 결심을 알고 수박하우스의 반을 떼어주었다. 이렇게 해서 2012년 4동으로 시작한 딸기 하우스는 이제 15동으로 늘었다.
 

육묘 생산과 딸기 재배를 동시에

판매용 딸기 육묘
판매용 딸기 육묘

이 대표는 첫해는 토경재배로, 2년차부터는 양액재배로 꾸준히 매출을 올렸다. 특히 딸기 재배의 성패를 좌우하는 육묘의 중요성을 절감한 그는 딸기 농사 3년 차부터 우리나라에 소개된 다양한 육묘재배 방법을 도입하며 최적화에 몰두했다. 이후 5년 차가 되던 해에 초촉성 재배에 관심을 갖고 화아분화 육묘장을 설치했다. 딸기가 겨울작목인 것은 저온에 노출돼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하우스 안에 화아분화 저온처리기술인 초미립자 분무시설과 밀폐형 지하수 히트펌프 에어컨 냉각시설을 설치해 육묘와 재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초촉성 딸기재배 육묘시스템을 구축하고 하우스가 1년내내 비지않는 연 3회 재배시스템을 구축했다.
 

방향까지 고려한 104개 채널 탑재

부자농원은 보통 20~30개의 채널로 운영되는 일반 스마트 팜보다 훨씬 더 촘촘한 104개의 채널을 탑재한 정밀환경제어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는 해가 일찍 뜨는 동쪽 하우스와 해가 늦게 지는 서쪽 하우스의 온도 편차는 물론 비닐의 종류에 따른 투광량, 온도, 습도의 변화까지 고려해 각 동별 개별 컨트롤이 가능한 개폐 64채널, 온·오프 40개 채널을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가 농장에 매여있지 않고 전국을 누비며 대외활동 할 수 있는 것도 핸드폰으로 농장의 모든 상황을 실시간 관리하고 점검할 수 있는 이 스마트 팜 시스템 덕분이다.

탐스러운 딸기
탐스러운 딸기

이렇게 수확한 딸기는 '내가 생산한 것은 내가 판다'는 철학과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삼로 43에 위치한 부자농원 판매장에서 95% 직거래되고 있다. 안정적인 단골 소비자가 형성되면서 하루 평균 100여대의 차량이 마치 드라이브 스루 방식처럼 딸기를 구매하고 있다. 딸기·육묘 재배가 이뤄지는 농장과 팜스쿨은 이 대표가, 딸기 판매장은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만난 부인 황인지 씨가 맡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자농원의 연 매출은 7억~7억 5천만원에 이른다.
 

"배워서 남주자" 모든 경험 공유

부자농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딸기 재배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호명 대표
부자농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딸기 재배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호명 대표

이같은 과학영농과 고품질의 딸기가 입소문이 나면서 부자팜스쿨에서는 지난해 20회 이상의 견학프로그램이 운영됐고 일반 방문객도 셀 수 없이 밀려들고 있다. 청년농업인 육성에 관심이 큰 이 대표는 '배워서 남주자'를 모토로 현재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청년CEO과정 딸기 주임교수와 한국농수산대학교 장기 현장실습 교수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을 밴드, 공부방, 연구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 3년 안에 농지 선택부터 하우스 설계·시공은 물론 재배·판매까지, 딸기재배의 A에서 Z까지 모든 것을 가르치는 농업전문학원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로 배우려고 줄을 서는 대한민국 농업계 1타 강사가 되고 싶어요. 이를 통해 실패없이 돈버는 농업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며 농업 강국을 견인하는 후배 농업인을 육성하고 싶습니다."

진천 부자농원 수상 실적.
진천 부자농원 수상 실적.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올해 자신이 11년간 연구·개발한 스마트 팜 시스템을 한 눈에 보여주는 대규모 식물공장 카페를 열 계획이다. 그는 이 곳에서 방문객들이 딸기는 겨울과일이라는 오랜 등식을 깨고 여름딸기로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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