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더기 이탈표 나온 듯… 주호영 "사실상 가결 마찬가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모든 법률안을 표결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모든 법률안을 표결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27일 국회에서 부결됐지만, '부결' 또는 '무효' 여부가 불분명한 두 표 때문에 개표가 1시간 넘게 지연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국회는 오후 3시 25분께부터 본회의장에서 의원 297명이 참여한 체포동의안 투표함을 열어 개표를 시작했다.

투표용지에는 한글 또는 한자로 찬성을 뜻하는 가(可) 또는 반대를 의미하는 부(否)를 표기하게 돼 있다.

이외 '부'에 마침표(.)를 찍거나 아무것도 적지 않은 채 제출해도 무효표로 처리된다.

그러나 개표 과정에서 각각 '우', '무' 또는 '부'로 읽히는 글자가 표기된 용지와 알아보기 어려운 글자가 적힌 투표용지 두 장이 발견됐다.

개표가 지연되면서 여야 의원들은 감표위원들 주위를 둘러싸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제의 글자가 무효를 뜻하는 '무'라고 주장했다. 반면 체포동의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를 뜻하는 '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빨리 (감표) 하고 법안 표결합시다. 무슨 감표를 다수결로 합니까? 원칙이 있는데"라며 "이(재명) 대표님, 한 명이 고민이 깊었나 본데 놔주세요"라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감표위원들 주변에 서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불법이니 당장 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표가 지연되고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문제 표' 2표에 대해 "예를 들면 그동안은 똑바로 '부'를 써도 점을 찍으면 무효로 처리돼왔다"며 "하지만 이 글자는 점을 찍은 것도 없다. 깨끗하게 글씨를 썼다고 볼 수도 있고 무효라고 썼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래서 제 판단에 (문제 표 2표 중) 한 표는 '부'로 보는 게 맞고, 다른 한 표는 무효로 봤기 때문에 의장 책임하에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다"며 최종 개표 결과로 '찬성(가) 139표, 반대(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발표했다.

투표 종료 후 명패 수를 확인한 뒤 진행된 개표에만 총 75분가량이 소요됐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299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의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한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야권에서 대규모 '이탈표'가 나온 데 대해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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