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광호 중부지방산림청장

올해도 어김없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긴 겨울의 잠을 깨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봄의 불청객인 산불도 산림에 찾아오고 싶어하는 것 같다. 산불의 원인은 낙뢰와 같은 자연적인 현상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부주의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해외의 경우 산불은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 산불은 건조한 기상여건과 계절풍의 영향으로 대부분 봄철에 발생한다.

최근 들어 산림이 울창해지고 가연물질이 많아져 대형산불로 발전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봄의 정취에 흠뻑 젖어 마음이 들뜬 등산객들의 실수를 비롯하여 봄이 오면 마음이 바쁜 농민들의 논·밭두렁 소각 행위 그리고 청명이나 한식을 전후하여 흔히 이뤄지는 조상의 묘지 이장과 유품 소각 등으로 인한 산불 발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10년(2013∼2022)간 발생한 산불은 5천352건으로 피해면적 3만5천582ha 중 건수의 65%, 피해면적의 95%가 봄철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은 빨리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산불이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산불의 시작은 자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입산자 실화와 소각 산불이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일부 무관심한 사람들에 의해 산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산불예방 활동과 산불예방을 위한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산불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림청, 소방당국과 지자체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관심이 산불예방의 최선책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림 또는 산림과 인접한 100m안 지역의 논·밭두렁이나 쓰레기 소각은 일절 금지해야 하고 입산이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둘째, 취사, 야영,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불 예방이나 감시활동은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산불 예방 감시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이광호 중부지방산림청장
이광호 중부지방산림청장

숲이 울창한 산림은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 및 정서함양 등을 국민들에게 제공하지만,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은 화마로 이어져 수십 년간 가꾸어온 아름다운 푸른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산림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불조심을 생활화하고, 늘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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