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의회 전경 사진. / 충북도의회 제공
충북도의회 전경 사진. / 충북도의회 제공

지방의원의 음주 추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잊을 만하면 터져 지역을 시끄럽게 만든다.지방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지방의회 의원은 주민의 대변인이자 공인이다.누구보다 도덕성으로 무장해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 한다. 

최근 충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박지헌 의원이 유럽으로 공무원 국외 출장 중 기내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에게 추태를 부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도의회는 사태가 커지자 지난달 28일 의장단 회의를 열고 3월 말과 4월 초 예정된 4개 상임위원회 해외 연수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사실 확인을 떠나 소속 의원의 음주 추태 의혹에 큰 부담을 느낀 데다 책임지는 의회상 구현과 논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서둘러 극약 처방을 내렸다는 뒷말이 나온다. 

황영호 의장은 회의 직후 "사건의 진위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남은 연수를 진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도의회는 다음 주 2박3일 일정으로 예정된 전체 의원 제주도 연찬회도 취소하기로 했다.자칫 외유성 연찬회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훈 도의회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의원은 제보와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도의회는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항공사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2일 진실 규명에 앞서 사과문을 냈다."저로 인해 물의가 야기되고 이에 따른 심려를 끼친데 대해 깊은 사과를 올린다"고 밝혔다.그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의회 차원의 사실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사실 규명이 마무리되면 선출직 공직자로서 감내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규정과 절차에 따른 처분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박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공무를 수행하는 도의원이 다른 승객에 대한 배려 없이 눈살을 찌푸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 충북도의회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꼴불견"이라고 비난했다.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음주 추태가 사실로 밝혀지면 도민 앞에 사죄하고 당장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의 음주 추태 의혹은 사실 확인이 남았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선출직 공직자인 박 의원이 오해를 부를 행동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이라는 고사성어를 두고 한 말이다. '두 행동은 남에게 채소나 열매를 도둑질하는 것으로 오해 받기 쉬우니 처음부터 삼가라'는 격언이다.충북도의회 의원들은 박 의원의 음주 추태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항상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