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섬유유연제 모두 향료 알레르기 유발성분 함유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최근 시판 중인 섬유유연제 중에서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하는 표시·광고가 매우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는 '자극 없는 향과 성분', '걱정 없이 안전하게' 등의 문구를 통해 제품의 성분이 안전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것처럼 오인해 믿고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섬유유연제 향료 알레르기 표시·광고의 법적 규제 광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022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선정된 '피죤'의 22개 섬유유연제 제품에 대한 온라인 표시 광고 내용을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 22개 모든 제품에서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하는 표시·광고를 했다. 소비자들은 피죤 섬유유연제의 모든 성분이 안전하다고 믿고 구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피죤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성분에 집중', '세계 최고의 품질', '더 안전해진 성분' 등의 표시·광고 문구를 사용하며, '피죤철학'인 ▷자연중심 ▷안전성분 ▷품질 최우선을 강조했다.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자극 없는 향과 성분이 아토피 걱정을 줄여', '민감한 피부도 성분 걱정 없이 안심' 등의 표시·광고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섬유유연제 속에 안전한 성분만 들어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안전한 성분'을 강조한 피죤의 섬유유연제 22개 모든 제품에서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확인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직접 시중 마트에 방문해 피죤 섬유유연제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을 확인했다.

▷피존 핑크로즈 제품은 글씨 크기 2mm로 수많은 전성분 가운데 알레르기 유발성분 '시트로넬롤, 헥실신남알, 리날로놀, 부틸페닐메필프로피오날, 리모넨' 등 5가지 성분을 바탕색과 유사한 색상으로 표시했다. ▷피존 블루비앙카 제품도 글씨 크기 2mm로 알레르기 유발성분 '시트로넬롤, 리모넨' 등 2가지 성분을 바탕색과 유사한 색상으로 표시했다. ▷외국계 다우O 제품은 글씨 크기가 2mm로 같았지만, '알레르기유발가능물질' 표기는 바탕색과 다른 검은색 글씨로 표기하고 밑줄표시까지 한 뒤 '헥신실남알, 벤질살리실레이트, 시트로넬롤, 알파-이소메칠이오논, 리모넨' 등 5가지 성분을 기재해 소비자가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확인하기 쉽게 했다.

향료 알레르기는 매우 적은 양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향료 알레르기 환자는 원인물질의 향을 맡았을 때는 두통, 현기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피부에 닿았을 때는 발진, 색소 침착, 기관지 자극, 메스꺼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들어있으면서도 '안전한 성분'이라거나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향료 알레르기를 가진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만들어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사고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제조사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표시사항' 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표시·광고할 때도 명확하게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고시해야 한다"며 "소비자를 오인·혼동하게 해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온라인 표시·광고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엄격한 법적 규제와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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