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의 치욕" 정부 규제개혁 비판도
박 "핵심 당직자 전면교체 통한 당의 혁신" 비대위원장 사퇴 후 국회서 첫 기자회견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쇄신과 개편 대신 윤석열 정권의 대일 외교 비판과 민생 강조, 정부정책 비판 등으로 정치적 위기 돌파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 같다.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을 짓밟는 2차 가해"라고 이같이 밝혔다.판이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배상안에 대해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며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의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위안부 졸속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란다. 민주당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전 박근혜 정부를 언급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정부의 규제 개혁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과도한 규제를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정부가 기업에 무차별적 규제 완화라는 선물을 안기고 있으며,독과점, 다단계, 오염물질 배출 같은 반시장적 행위를 규제하는 경제 형벌을 무력화시키겠다고 나섰다. 심지어 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한데 허위 정보를 올린 부동산 거래 정보망 사업자에 대한 처벌까지도 완화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핵심 당직자 전면 교체를 통한 당의 혁신 등 사즉생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지난 8개월간 보여준 모습은 국민을 위한 정당의 대표도, 당원을 위한 정당의 대표도 아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성 지지층의 퇴출 압박에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등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사퇴한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는 당선된 이후 국민께 했던 약속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국민의 삶도, 정치 개혁도, 정당개혁도 그 어느 것 하나 약속대로 실천하지 않았고 당은 계속 분열되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 결과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지만 찬성표가 겨우 한 표 더 많았다"며 "강성팬덤의 위세에 눌려 앞에서 반대하고 뒤에서 찬성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것이 증명됐다. 당내 민주주의가 철저히 망가진 민주당의 비참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 대표에게 정치개혁과 유능한 민생을 요구했지만, 지금 이 대표는 방탄을 위해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이기적인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라며 "민주당은 지금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서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추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다시 국회에 올 경우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선택할 최선의 방법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게 본인 리더십을 잃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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