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오는 2023년 3월 8일은 대전 3·8민주의거 63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날이다.

대전 3·8민주의거는 제4대 3.15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유당 이승만 정권이 부정부패하여 선거 부정을 저지르자 박제구(朴濟求, 대전고 대대장, 84세), 최정일(崔正一, 대전고 규율부장, 82세), 홍석곤(洪錫坤, 대전고 부 대대장, 82세), 고 박선영(朴先榮, 대전고 운영위원장, 2018년 작고), 채재선(蔡載善, 대전상고 대대장, 85세) 등 혈기 왕성한 대전지역 고등학교 학생 1600여명(대전고 학생 1천여명, 대전상고 학생 600여명)이 경찰의 밀착 감시와 폭압적인 진압에도 불구하고 민주와 자유, 정의를 위한 순수한 열정으로 1960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자유당 독재정권의 횡포와 부패, 불법적 인권유린에 대항해 항거한 충청도 최초 최대의 학생운동이자 민주화 운동이다.

대전 3·8민주의거 과정에서 수많은 학생이 총개머리판과 방망이로 얻어맞았고, 교복·교모·신발·소지품 등 잃어버린 물건이 수없이 많았으며, 논바닥에 가두어 놓은 인분통에 빠지고 넘어져 곤경에 처하거나 상처가 난 경우도 허다했다. 급기야는 100여명의 학생이 연행 구속돼 고초를 당했다.

한 달 이상을 피신하며 산 학도호국단 간부들도 있었고, 부상으로 오래 동안 병원신세를 지는 학생도 많았다. 특히 대전고의 조남호와 금종철 교사가 수갑을 차고 곤봉세례를 받으며 경찰서에 연행되는 애끓는 장면이 있었는가 하면 경찰 방망이로 맞아 고막이 터지고 평생 불구의 몸으로 처절하게 살아가는 대전고 졸업생 송병준 씨도 있다.

대전고, 대전상고(현 우송고), 대전공고, 보문고, 대전여고, 호수돈여고, 대전사범학교 등 충청권 7개교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민주적 저항 운동인 대전 3·8민주의거는 충청권 최초 최대의 학생운동이며 지역민주화운동의 효시로 대구의 2·28민주운동, 마산의 3·15의거와 함께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어 역사적 교훈과 가치가 매우 크다.

그러나 대전 3·8민주의거는 2·28대구민주화운동, 마산3·15의거에 비해 저평가되어 2018년 11월 2일이 되어서야 충청권 최초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좀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3·8민주의거 정신인 자유, 정의, 민주를 대전·세종·충남·충북의 정신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키고 3.8민주의거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전국적으로 홍보하여 지역사회 및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2023년 2월20일에 착공해 2024년 3월8일 준공 개관할 예정인 3.8민주의거 기념관을 차질 없이 건립하고 역사의 길도 성공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2023년 3월 8일 오전 10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민주여, 나의 몸에 푸르러라'를 주제로 개최되는 대전 3.8민주의거 63주년 기념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장우 대전시장, 설동호 대전교육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3.8민주의거 주역과 임원진, 대전 지역 7개 고등학교 학생과 애국시민 등 8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에 3·8민주의거 기념탑 식전 참배를 시작으로, 본 기념식에서는 국민의례, 여는 영상, 창작 음악극(뮤지컬), 시낭독, 대합창, 3·8찬가 제창 순으로 약 40분간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기념사에서"3·8민주의거는 대구에서 타오른 민주주의를 향한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한 희망의 역사이자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자랑스러운 역사"라며"이번 기념식이 대전학생들의 정의로움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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