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소희 청주시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작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고령인구 구성비)이 17.5%라고 밝혔다. 또한 2070년에는 46.4%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관련된 뉴스 및 소식들은 몇 년 전부터 많이 보고 들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은 우려의 목소리만 낼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나 또한 한 명의 청년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공무원이 되고 나서 이러한 노인 인구 증가를 체감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보건지소 및 감염병대응과에서 일을 하면서 전화 및 대면 민원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면에 위치한 보건지소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민원인들이 60세 이상의 노인이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전화 민원이 절실한 대부분이 노인이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적절한 민원 응대 방식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먼저 노인의 특성에 대해서 한번 알아봐야 한다. 그중에서 신체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특성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들은 죽음, 경제능력의 약화, 사회에서 소외 및 고립 등의 이유로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수동적인 경향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학습능력, 문제 해결 및 기억력의 저하 등 여러 심리적인 특성이 있다.

이러한 노인의 심리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공무원은 적절한 민원 응대를 해야 한다. 노령 민원인들이 전화를 해서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기억력이 저하되어서 잘 기억하기 위함임을 인식하고 다시 한번 천천히 응답해주자.

또한 민원의 이유보다 본인의 과거이야기나 가족자랑을 하는 노인에게 조급하게 질문하지 않고 사회에서의 소외 및 고립으로 인해서 말할 상대가 필요했다고 인지하고 바쁘지만 경청해 주자. 그리고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을 원할 때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수동적인 경향이 증가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경청하고 공감하고 난 후 최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자. 마지막으로 사소한 것, 뉴스에 널리 알려져 있는 소식 등 우리에게는 손가락으로 몇 초 검색하면 나오는 정보에 대해서 문의한다고 해도 친절하게 손녀, 손자처럼 대답하자.

김소희 청주시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김소희 청주시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 주무관

이것이 내가 공직에 들어와서 깨달은 노인 민원에 대한 대처법이며 이대로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노인에 대한 공경심, 경청하는 자세, 그리고 공감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사회 초년생이다. 공직 생활을 하다 보면 나만의 노하우와 선배들의 노하우를 생선 가시 발라 먹듯이 좋은 것만 습득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이다. 모두가 이렇게 노인을 공경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된다면 좋겠다.

키워드

#기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