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11.3세 도박 첫 경험 '심각'… 대응책 마련 필요

편집자

연간 78조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도박중독 문제가 충북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박중독으로 심리·신체적으로 불안전한 상태임을 의미하는 유병률은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22년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와 세종충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이하 충북도박예방센터)의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충북 도박문제 실태를 점검하고 유병률 하향을 위한 대안을 살펴봤다.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2022년 우리나라 일반인 전체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에서 충북은 6.3%로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결과를 보였다.

충북보다 앞선 도시는 부산 8.9%, 경기 6.9% 뿐이다. 세종과 충남, 대전은 각 4.2·3.8·3.0%로 충북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충북은 유병률 수치에 포함되진 않지만 도박중독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저위험군도 7.7%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충북에서 도박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 중 90% 이상은 남성이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30대가 38.2%로 가장 높았고, 20대 29.3%, 40대 18.8% 순이었다. 20~30대 연령대 남성들이 전체 도박문제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도박을 경험했다. 총 304명(중복응답 포함)의 응답자 중 스포츠 불법도박을 경험한 횟수는 117건이다. 합법적인 주식거래나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통해 도박을 경험한 사례도 64건에 이른다. 그 외에는 불법 카드게임, 사다리 타기 등 불법게임으로 도박을 했다.

충북도박예방센터에 접수된 충북지역 도박 피해금 사례 314건을 분석해보면, 주식과 비트코인 관련 도박문제자가 평생 동안 도박으로 잃는 돈은 2억원이 넘는다.

합법적인 투자 플랫폼을 통해 도박을 평생 할 경우 책정된 평생 손실금 평균은 2억4천448만원이다.

스포츠토토나 불법 도박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평균 1억8천797만원을 손해 본다.

확인되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액은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충북도박예방센터는 충북지역 도박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20~30대 남성층을 위한 도박문제예방교육 및 치료기관 확대, 기업차원의 교육 진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자치단체에서도 교육을 이수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혜택 등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제안했다.

군부대나 예비군을 통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했다. 군부대 내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군 내 도박문제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병훈련소 등에서 도박문제에 대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도박문제자를 선별하는 검사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성인 뿐 만아니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박예방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충북에 거주하는 도박문제자 439명 중 4.3%는 자신을 중·고등학생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2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청소년 도박 유병률은 2.4%로 조사됐지만, 충북은 3.4%를 기록했다.

청소년 도박문제은 일명 '돈내기' 게임과 같은 사행성 게임 체험을 통해 시작된다.

온라인에서는 불법만화, 불법음란물 등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통해 청소년을 도박의 세계로 유인한다. 청소년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 형태로 구성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인형뽑기' 등 뽑기게임이 청소년들의 도박게임의 대표적 사례다. 청소년의 60% 이상은 이 게임을 통해 도박을 접했다. 그 다음으로는 온라인 게임에서의 확률성 뽑기 경험이다. 확률성 뽑기는 일정 재화를 지급하고 낮은 확률로 희귀한 아이템 등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뽑기를 처음 경험한 청소년들은 도박 문제군인 위험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들이 도박을 경험하는 시기는 11.3세다.

이렇게 도박을 접한 청소년들은 '주변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린다(14.9%)', '가족 또는 지인과 다툰다(13.4%)'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긴다(9.2%)', '남의 돈이나 돈이 될 만한 물건을 훔치거나 뺏는다(9.1%)', '자살 생각을 한다(8.8%)' 등의 개인적·사회적 문제에 빠진다.

충북도박예방센터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교사 직무교육에 도박예방교육을 포함시키고, 청소년 도박문제 발생 시 학교의 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청소년기 도박 경험과 도박중독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임으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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