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정훈 청주시 용암2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주민센터 민원 업무를 보면서 자주 듣는 말은 "신분증 놓고 왔어요"다. 주민센터 업무를 보기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신분증이지만 민원인분들이 깜빡하고 놓고 오시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서류를 발급받으시라고 안내해 드리지만 지문이 닳아 인식이 잘 안된다면 집으로 발길을 돌리셔야 한다. 바쁜 시간을 내어 방문해 빈손으로 가시는 민원인분들을 볼 때마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지만 신분증을 놓고 오실지라도 스마트폰은 모두 소지하고 오신다. 2022년 방통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93%라고 한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작년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시작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개시했다. 발급 방법은 총 3가지로 '정부24'앱(주민등록증), '모바일 신분증'앱(운전면허증), 본인이 사용하는 통신사별 'PASS'앱(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이 있다. 이 중 하나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스마트폰 명의, 주민등록증 정보 등이 일치하는지 확인한 뒤 비밀번호 및 생체인증 정보를 등록하면 된다.

모바일 신분증은 온·오프라인 통합형 신분증으로 기존 플라스틱 신분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니고 있어 온라인상에서의 신원인증뿐만 아니라 관공서, 금융기관 등에서의 대면 업무에서도 신원 확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휴대하면 실물 신분증을 별도로 지니고 다녀야 하는 생활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사용자 본인이 필요한 개인 정보만을 선택하여 제공할 수 있는 '자기 주권형 신원인증'을 제공하여 기존 신분증에서 제기되던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 우려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 신원인증 기술이 적용되어 고도의 보안성을 갖추고 있으며, 온라인 신원 확인을 이용한 민간 기업의 다양한 혁신 서비스 창출도 기대된다. 또한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주민등록증 분실·훼손 재발급 비용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바일 신분증을 사용하는 경우 인식하는 단말기가 해킹될 수 있다는 위험성과 실신 등의 긴급 상황 발생 시 본인 확인이 어려운 점, 정부가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격차 문제 등의 한계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보안 측면에서도 가장 안전한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해 디지털 교육을 받도록 장소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디지털 배움터'를 구축하고 디지털 포용 사회 구현을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박정훈 청주시 용암2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박정훈 청주시 용암2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앞으로 모바일 신분증의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각종 카드가 든 두둑한 지갑은 옛말이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를 이용하면서 지갑에 신분증만 가져 다니고 있다. 이제 모바일 신분증이라는 기술의 진보가'지갑 없는 사회'를 더 빠르게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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