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주제 과거 전시 재해석… 개관 5주년 기획전 시선 집중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주제기획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주제기획전 전경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지나간 전시를 다시 만나보고 전시를 만드는 큐레이터의 입을 통해 '기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미술관의 전시를 소개하는 주제 기획전 '전시의 전시'를 오는 7월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이하 청주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주관 개관기념전부터 덕수궁관 개관 20주년 기념,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40주년 기념, 광복 60주년 기념 전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각 전시의 큐레이터들을 인터뷰 하고 아카이브 자료를 통한 '전시의 전시'의 의미에 충실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기술', '기념', '전시 이후' 등 주제로 진행된다.

김창열 作 '물방울', 1978, 천에 유채, 182×230cm
김창열 作 '물방울', 1978, 천에 유채, 182×230cm
장운상 作 '미인도', 1956, 비단에 채색, 79.5×82.5cm
장운상 作 '미인도', 1956, 비단에 채색, 79.5×82.5cm

'전시의 전시: 기술' 섹션에서는 전시의 과정과 고려해야 할 기술적 요소들을 전시하고 하나의 전시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전시를 이루는 단계적 구성요소로 공간 및 시각 디자인, 공간 설계 및 공사, 홍보 등 일반화된 과정과 기준 혹은 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전시의 전시: 기념'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지난 전시 중 '기념'을 주제로 한 4개 전시를 다시 살펴본다.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개관기념부터 광복, 작가의 탄생과 죽음, 국가 간 수교 등 다양한 목적의 기념전시가 개최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05년에 열렸던 광복 60주년 기념 '한국미술 100년(1부)전과 2009년 미술관 개관 40주년 기념 '신호탄'전, 2018년에 열린 덕수궁관 개관 20주년 기념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전과 함께 청주관 개관 기념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 등을 선정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이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그간의 발자취와 기록을 톺아보는 전시로 도 유의미하다.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은 연간 약 20건의 전시를 개최하며 수많은 담론을 생성하고 전시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소장품 전시하듯 종료된 전시를 다시 전시함으로써 전시의 활용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원성원 作 '드림룸-배경', 2004(2017), C-프린트, 100×160cm
원성원 作 '드림룸-배경', 2004(2017), C-프린트, 100×160cm
권영우 作 '화실별견', 1956, 종이에 수묵담채, 154×113cm
권영우 作 '화실별견', 1956, 종이에 수묵담채, 154×113cm

이와 함께 각각의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인터뷰와 각 전시에 출품되었던 작품 일부도 공개됐다. 당시 제작되었던 전시 포스터, 초청장, 도록 등 인쇄물과 문서, 사진, 영상 등 남겨진 기록 자료를 활용하여 과거의 전시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게 청주관측 설명이다.

'전시 이후' 섹션에서는 전시 이후에 남겨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분야의 전시 참여자들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들어봄으로써 전시에 대한 다각도의 시선을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챗GPT를 활용한 대화 영상과 전시를 기획하고 보는 방식의 VR 전시 영상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시를 재해석한 작가 이정형, 김보람의 전시가 눈길을 끈다.

이정형 作 '오늘의 현장' , 2023, C-print, 가변크기
이정형 作 '오늘의 현장' , 2023, C-print, 가변크기

이정형의 작품 '오늘의 현장'(2023)의 경우 전시공간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숨겨진 일들에 대한 관심을 작업에 반영하고 전시 이면의 일들을 드러내며 깔끔하게 정리된 전시공간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재조명했다.

 

김보람 作 '소환술', 2023, HD, 4K, 6개의 영상, 모니터와 QR코드 관람, 21분 30초
김보람 作 '소환술', 2023, HD, 4K, 6개의 영상, 모니터와 QR코드 관람, 21분 30초

김보람의 작품 '소환술'은 6개의 영상으로 구성돼 모니터와 QR코드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큐레이터를 학예마법사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명명하고 마법을 부리며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큐레이터에 대한 상상의 폭을 넓혔다.

김유진 청주관 학예연구사는 "전시를 전시한다는 것은 이미 보여졌던 전시를 다시 펼쳐 보이거나 전시의 과정과 부산물 등 전시 자체를 구성하는 여러요소를 꺼내 보인다는 의미"라면서 "이번 기획전을 통해 전시의 의미와 목적, 역할 등 전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생각함과 동시에 전시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전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주제기획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주제기획전 전경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전시의 전시'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의 과거 전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전시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미술관 역사와 한국미술 발전과정에 교감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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